
[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남편이 무려 520차례의 외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된 일본의 한 아내가, 극히 희귀한 질환을 앓는 아들을 홀로 키우며 겪은 고된 삶을 만화로 그려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녀의 선택은 많은 싱글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최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전업주부 구사노 네무는 지인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남편은 “진지하고 수줍은 사람”으로 보였고, 구사노는 그가 자신을 배신할 리 없다고 전적으로 믿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아들은 전 세계 환자가 30명도 되지 않는 극히 희귀한 질환을 안고 태어났다.
남편은 장시간 근무와 잦은 부재를 이유로 육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구사노는 아이 양육의 모든 책임을 홀로 떠안아야 했다.
그녀의 삶은 남편의 가방에서 콘돔과 성기능 보조제를 발견하고, 휴대전화에서 데이트 앱 알림이 연이어 울리면서 급변했다.
남편은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 주장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스트레스는 밖에서 풀고 집에는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노한 구사노는 통화 기록과 메시지 등을 하나하나 추적했고, 에스코트 여성부터 성인영화 배우까지 포함된 총 520건의 외도 사실을 밝혀냈다.
처음에는 복수를 결심했지만, 남편에게 법적·사회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후 그녀는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았고, 남편은 학창 시절부터 이어져 온 성중독(sex addiction) 진단을 받았다.
구사노는 요가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성중독에 대해 알게 되면서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남편과의 소통을 시도했고, 치료에도 동행했다. 현재는 별거 상태에서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일본 만화가 아라이 피로요와 함께 만화로 제작했다.
구사노는 이 작업을 통해 정서적 치유와 회복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도 출간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은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네티즌은 “전통적인 중국 가정에서는 남편의 외도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여성들이 있다. 하지만 구사노는 자신의 고통을 나누며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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