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지연 문제를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해당 사안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던 박선순 다원시스 회장이 대통령의 거센 질타까지 마주하며 최대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당장의 납품지연 문제 해결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분노한 이재명 대통령… 대책 마련 촉구에 다원시스 앞날 ‘위태’
“내가 보기에는 정부 기관들이 사기를 당한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국토교통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지연 문제 관련 보고를 받으며 한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철도 표가 부족하다고 그러더라.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차량이 부족하다던데”라고 운을 떼며 다원시스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후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지연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날선 질문을 이어가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다원시스가 저가낙찰로 많은 발주를 따내 상당한 금액의 선급금을 받고도 납기는 지키지 않고 본사 사옥을 짓는 등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실제 다원시스는 2018년과 2019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ITX-마음 열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차 150량은 2022년 12월, 2차 208량은 2023년 11월이 납기인데, 아직까지 총 218량(1차 30량, 2차 188량)을 제작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원시스는 지난해 코레일과 3차 공급 계약을 맺었다. 3차 계약은 2028년 1월까지 116량을 공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원시스는 서울지하철 노후 전동차 교체사업에서도 납기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수주한 차량을 모두 제작 및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커다란 물음표가 붙는다. 다원시스는 2022년 1,59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그해 연간 매출액이 2,092억원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규모의 적자였다.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3분기까지 57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074억원인데, 누적 매출원가는 이보다 많은 1,259억원을 기록했다. 애초부터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에 빠져있다.
재무적인 압박도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가 5,525억원으로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268.79%에 달한다. 이에 자금조달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앞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쏟아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선순 다원시스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지체상금) 1,000억, 2,000억원 때문에 회사가 어떻게 되지 않는다. 자산, 계열사 매각 등으로 4,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다”라며 납품이 이뤄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까지 분노를 표출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박선순 다원시스 회장은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계약을 맺은 물량을 납품하는 문제를 넘어 기업의 기속가능성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게 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원시스의 납품지연 문제와 관련해 선급금 지급 및 저가낙찰 문제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러한 주문이 실행에 옮겨지면, 다원시스는 향후 공공부문 발주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부문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감안하면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다. 납기지연 등의 문제가 사법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철저하게 조사하고, 필요하면 수사를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원시스는 부품 관련 또 다른 문제도 있어서 현재 조사를 거의 완료해 다음 주에는 수사 의뢰를 공식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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