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초기 증상과 비슷한 ‘이 질환’, 기침 3주 이어지면 점검해야

마이데일리
부비동 내부 구조.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주부 신모씨(44)는 추운 날씨에 콧물이 흐르기 시작해 겨울철 흔한 감기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콧물 색이 탁해지고 아침마다 머리가 무겁게 짓눌리는 느낌이 심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음식 냄새조차 제대로 맡기 어려워지자 이상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결국 급성 부비동염 진단을 받았다. 항생제와 스프레이 치료를 시작하자 며칠 만에 얼굴 압통과 후비루(콧물이 코 안에서 목뒤로 넘어가는 현상)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부비동염은 얼굴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이 붙거나 막히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겨울철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코 점막을 쉽게 붓게 만들고,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생긴 분비물이 배출되지 못하면 고이면서 염증을 악화시킨다.

찬바람을 맞고 생긴 콧물이니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 싶어 방치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눈 주위 봉와직염이나 뇌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감기와 초기 증상이 비슷해 혼동되기 쉬운 만큼,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감기처럼 시작해도 누런색·초록색 농성 콧물,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얼굴 부위 압통, 두통 등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한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더욱 그렇다.

감기 후반에는 바이러스 감염 뒤 세균감염이 겹치면서 급성 부비동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에서는 맑은 콧물이 주로 나타나는 반면, 부비동염은 색이 뿌옇고 진한 농성 콧물이 나타나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이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비강 내시경으로 점막이 얼마나 부어 있는지, 물혹이나 고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시경으로 보기 어려운 부위나 수술 필요성은 CT로 평가하고, 곰팡이성 염증이나 종양 가능성이 있을 때는 MRI를 시행한다.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 기본이며 대부분 2~3일 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붓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사용한다.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분비물 배출이 원활해지고 코막힘 완화 효과도 있다. 다만 비점막 수축제는 3~5일 이상 사용하면 점막이 오히려 더 붓기 때문에 장기 사용은 금물이다.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거나 구조적 문제로 통로가 막힌 경우에는 내시경 수술로 배출 경로를 열어주기도 한다. 소아는 부비동 발달이 미완성인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하지 않지만, 물혹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크면 예외적으로 시행한다.

부비동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재발과 만성화 위험이 높다. 만성 부비동염이 눈 주위로 퍼질 경우 봉와직염이 생기고, 심하면 뇌막염이나 골수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 줄이기, 외출 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기 예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 전용 보습연고로 건조함을 완화하고,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수돗물을 사용하면 점막 기능이 약해져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김동영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같은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고, 코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노란 콧물이나 후비루,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이 나타나면 조기에 전문 진료를 받아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감기 초기 증상과 비슷한 ‘이 질환’, 기침 3주 이어지면 점검해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