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가 된 것 같았다"… 농아인협회 간부, 센터장 합격자에 '성상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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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아인협회 내 고위 간부들의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JTBC 캡처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한국농아인협회 내 고위 간부들의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수어통역센터장에 합격한 농아인 피해자가 간부들의 지속적인 성 상납 요구와 은밀한 압박에 결국 꿈의 자리를 포기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9일 JTBC 보도 및 관련 폭로에 따르면, 농아인인 피해자 B씨는 지역 수어통역센터장 합격 후 협회 간부들의 성적 요구로 인해 자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수어통역센터장은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농아인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선망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B씨는 합격 전 지역 농아인협회 간부의 제안으로 중앙회에 인사를 하러 갔고, 이 자리에서 정 모 상임이사를 만났다. 이후 정 이사 등 복수의 간부들로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B씨에 따르면, 정 이사는 B씨에게 "예쁘다. 몸매가 결혼 안 한 아가씨인 줄 알았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센터장 합격 후에는 "데이트하자"는 요구를 했고, B씨가 대답을 피하자 "너 남자 없이는 못 사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내 고위 간부들의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JTBC 캡처

B씨는 정 이사뿐만 아니라 다른 간부 등 "복수의 간부가 이러한 요구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B씨는 이를 명백한 성관계 요구로 받아들였으며 당시 심정을 "마치 내가 창녀가 된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은밀하고 지속적인 압박이 계속되자 B씨는 주위에 고충을 토로했지만, 지역 협회 간부는 오히려 '순종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망에 빠진 B씨는 센터장 합격을 빌미로 한 요구가 계속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결국 스스로 자리를 포기했다. B씨가 포기 의사를 밝혔을 때도 정 이사는 '아깝다. 마음이 바뀌면 데이트하러 오라'고 말했다고 B씨는 전했다.

현재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두려움을 표한 B씨는 올해 우연히 정 이사와 한 행사장에서 마주쳤는데, 정 이사는 당시 B씨에게 "센터장 안 할 거냐? 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다시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농아인 사회 내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일 한국농아인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고위 간부의 범죄 혐의가 발견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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