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려 4파전이다. 최근 FA 최대어들 중에서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선수가 있을까.
FA 최대어 박찬호(30)를 원하는 구단은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두산 베어스까지 4팀이다. 박찬호 에이전시와 4개 구단은 협상이 9일 시작된 뒤 부지런히 시장을 누비는 것으로 알려졌다. 탐색전을 거쳐 제시액을 주고받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FA 최대어가 1호 계약을 따낸 적은 많지 않다. 그래도 FA 시장 개장 후 1주일 안팎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박찬호 영입전은 1주일을, 그러니까 이번주를 완전히 넘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렇게 많은 구단이 진심으로 최대어 영입을 원한 적이 많지 않았다.
박찬호를 두고 5~6년 기준 100억원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그러나 4개 구단은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그럴 수밖에 없다. FA는 시장가로 움직이는 무대인데, 정가를 생각하면 박찬호와 100억원은 거리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좋은 유격수다. 공수주 밸런스를 갖춘, 그러면서 나이도 많지 않은 유격수가 앞으로 언제 FA 시장에 나올지 알 수 없다. 더구나 7년 연속 130경기 이상 나간 내구성도 장점이다. FA 시장에서 금액이든 기간으로든 대박을 터트릴 자격은 있다.
단, 역사적으로 100억원대 FA 계약은 홈런과 장타를 펑펑 칠 수 있는 선수, 그게 아니면 안타를 엄청나게 많이 치는 컨택트 히터였다. 박찬호는 좋은 유격수이면서 좋은 타자이긴 하다. 그러나 장타력은 유일한 아킬레스건이다. 작년까지 2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쳤지만, 올해 어쨌든 3할을 치지는 못했다. 아직 교타자라고 보긴 무리다. 때문에 100억원까지는 아니라는 시선은 타당하다.
KIA, 롯데, KT, 두산은 당연히 시장가를 최대한 정가에 맞추고 싶고, 선수와 에이전시는 정가보다 시장가에 맞추고 싶어하니 입장 조율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또한, 4개 구단끼리 눈치 싸움을 치열하게 벌일 수밖에 없다. 경쟁구단의 제시조건을 파악해야 영입전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으니, 4개 구단으로선 이게 딜레마다.
결국 박찬호의 거취 결정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보인다. 박찬호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선수가 원하는 조건이 있을 수도 있다. 보통 FA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그러나 인생에 돈이 전부는 아니다.

박찬호의 에이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리코스포츠다. 선수들에겐 최고의 에이전시다.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지만 최종 결정은 결국 박찬호가 내린다. 야구계 모든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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