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오가빈 기자] 워너원, 아이즈원, 아일릿, 제로베이스원. 한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바람을 일으켰던 그룹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를 했다는 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멤버가 발탁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며 데뷔 전부터 팬덤을 형성하고, 데뷔와 동시에 큰 화제를 만들어낸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단순한 서바이벌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연습생 생활을 하며 노래, 춤, 랩, 퍼포먼스 전반에서 평가받는다. 방송에는 연습 과정과 미션 수행, 다른 참가자와의 경쟁이 그대로 담기며 시청자는 매 순간의 순위와 변화에 몰입하게 된다.
성공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알유넥스트를 통해 데뷔한 아일릿, 보이즈플래닛 출신 제로베이스원, I-LAND를 거쳐 데뷔한 엔하이픈 등은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자리 잡으며 데뷔 초기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을 이어 받아 데뷔와 동시에 음반, 광고, 예능 활동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 뒤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과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자극적으로 편집해 화제를 만들어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일부 참가자는 실제 성격이나 노력에 상관없이 '갈등의 주인공'으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악성 댓글과 심리적 부담에 노출되며 사회적 압박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된다. '프로듀스 X 101'은 순위 조작 논란으로 제작 과정의 투명성이 도마에 올랐고, 참가자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데뷔라는 꿈으로 경쟁에 뛰어들지만, 정작 실패했을 때는 충분한 보호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성공한 사례를 홍보하며 프로그램의 명성을 높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부담은 참가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특히 미성년자 참가자가 많은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단순히 화제성이나 시청률을 좇는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아이돌 서바이벌은 분명 꿈의 무대다. 성공한 참가자들에게는 커리어의 출발점이 되고, 팬들에게는 새로운 스타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서 어린 참가자들이 겪는 압박과 눈물, 경쟁의 피로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꿈을 향한 도전이 심리적 상처로 남지 않도록 연예계와 사회는 청소년 참가자들을 위한 실질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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