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취임 100일] ‘개혁’은 성과, ‘정교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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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9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정 대표가 10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5년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9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정 대표가 10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5년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9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정 대표의 100일은 ‘개혁’과 ‘엇박자’로 압축할 수 있다. 당내에서 정 대표의 개혁 추진에 대해 “당심과 민심을 잘 아우르면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호평이 나왔고, 이른바 ‘엇박자’ 논란에 대해선 “(정 대표가) 좀 더 정교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를 내세우며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정 대표는 이른바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에 앞장서 왔다. 

그는 3대 개혁에 대해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고 강조하며 ‘추석 전 검찰개혁’을 공언했다. 이후 정 대표는 당 대표에 당선된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3대 개혁과 당원 주권 정당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개혁 속도전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추석 직전인 지난 9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켰다. 검찰청은 내년 10월 폐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법관 증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사법개혁안과 불법 정보 및 허위조작 정보의 악의적 유포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는 내용이 담긴 ‘허위조작정보 근절안’ 등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또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의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비판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내 논란에 대한 빠른 대처도 눈에 띄었다. 정 대표는 이춘석 의원에 대한 ‘주식 차명 거래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사과하고 이 의원을 제명 조치했다.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교육연수원장에 대해서도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 조사를 긴급 지시하고 사과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정 대표의 개혁 추진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그는 통화에서 “(정 대표가) 개혁 과제에 목소리를 크게 내는 측면에서 당심과 민심을 아우르면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할 수 없는 얘기들을 우리 쪽(당)에서 할 수 있고 해서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리더십에 타격 준 ‘엇박자’ 논란… “좀 더 정교하게 해야”

‘개혁’이 정 대표의 성과로 꼽힌다면, ‘엇박자’ 논란은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이른바 ‘친명(친이재명) 인사 컷오프(공천 배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치권에선 정 대표 리더십에 위기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명청(이 대통령·정 대표)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정 대표에게 ‘정교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엇박자’ 논란은 지난 9월에 발생한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투톱 갈등’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민주당이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공개 충돌하면서 주목도가 분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엔 재판중지법을 둘러싼 당정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2일 민주당 지도부는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으로 부르기로 하고 법안 논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재판중지법 논의 중단을 요청하며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됐다. 

특히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에서 이례적으로 여당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이른바 당정 ‘엇박자’ 논란이 불거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9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정 대표의 100일은 ‘개혁’과 ‘엇박자’로 압축할 수 있다. 사진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좌)이 10일 오후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5년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정 대표(가운데)와 김병기 원내대표(우) 등 당 지도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9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정 대표의 100일은 ‘개혁’과 ‘엇박자’로 압축할 수 있다. 사진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좌)이 10일 오후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5년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정 대표(가운데)와 김병기 원내대표(우) 등 당 지도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총선에 이재명 당시 대표가 영입했던 인사인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부산시당위원장 선거 컷오프를 두고 정 대표를 향해 공개 반발하면서 이른바 ‘친명 인사 컷오프’ 논란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당내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 초창기니, (당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당이 주도하려면 안 맞는 것”이라며 “서로(당정) 간의 분란까지는 가겠느냐만, 엇박자가 어느 정도 보이는 것을 볼 때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중진 의원은 “(정 대표가) 좀 더 정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홍근 의원도 재판중지법 논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국정을 무한 책임지는 집권여당이므로 대통령실과의 불통을 반복해선 안 된다”며 “정국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현안일수록 개별 의원의 앞선 주장에 맡기지 말고 지도부가 창구를 분명히 해서 대통령실과 사전에 그리고 수시로 더 긴밀하고 정교하게 소통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은 덜고 성과는 더하는 지혜를 제대로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다만 엇박자 논란에 대해 ‘건강한 당정 관계’라는 평가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한 의원은 “수습이 안 되고 증폭될 때 당정 갈등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당정 간에 당연히 현안·속도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대표는 엇박자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 100일 당일, 자세를 낮추며 ‘당정대 원팀’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그는 9일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을 하고 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했다. 여당 대표의 관례였던 100일 기자회견은 열지 않았다. 현재는 ‘대통령의 시간’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한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정대 원팀-원보이스’라는 제목으로 “오늘 고위 당정대 멤버들이 모여서 국가의 주요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있었다.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되면 원팀-원보이스로 합심단결한다.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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