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직원이 고객돈 도박 유용·횡령...김성환 대표 연임에 '내부통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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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한국투자증권에서 30대 직원이 고객 예탁금 수억 원을 횡령해 도박에 사용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지난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강남 지역 지점 소속 30대 직원 A씨는 수개월에 걸쳐 고객 명의 계좌에서 예탁금을 무단으로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방식으로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고객은 6~7명에 달하며, 횡령한 자금은 대부분 온라인 도박 자금으로 탕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피해 고객들과 면담을 하고 피해액 조사를 하고 있다. 수사 기관의 결과를 확인한 뒤 피해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추정 피해액은 수억원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고객의 돈을 임의로 인출할 수 있었는가'다. 금융회사 직원의 횡령 사건은 매번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고객 자금 인출 시 본인 인증 및 고객 확인 절차는 물론, 거액 이체 시 팀장이나 지점장의 승인 절차 등 내부 감시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또한, 거액을 횡령해 단기간에 탕진하는 직원들의 배후에는 심각한 도박 중독 문제가 자리 잡고 있지만 회사는 직원의 금전적 어려움이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상담 또는 조치를 취하는 '인적 리스크 관리(HR Risk Management)' 시스템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금융 관계자는 "매번 횡령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금융당국과 회사는 내부통제 강화를 외쳤지만, 결국 이번 사건은 기본적인 고객 자금 보호조차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시스템 오류를 넘어선 금융사 윤리 의식의 부재로 봐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은 한국투자증권의 대외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사건 발생 직후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 등을 통해 횡령 규모와 구체적인 수법, 그리고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잇따르는 금융권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 내부통제 관련 규정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지만, 일선 지점에서 고객 자금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직원들에 대한 감시 및 이중 확인 장치를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직원 사고는 올해만 두번째다. 앞서 지난 4월 1일에도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때도 회사의 과도한 성과주의와 여러 내부통제의 문제점이 언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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