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까지 550만대 판매 목표…“美 투자 지속”

마이데일리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하이브리드(HEV), 현지전략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도입, 후속 수소전기차(FCEV) 개발 등 지속적인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를 통해 2030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555만대 달성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정체의 반사이익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괄해 18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의 첫 후륜(RWD) 기반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인 럭셔리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 출시하고, 추후 합리적 가격을 갖춘 엔트리 하이브리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출시된 팰리세이드부터 도입을 시작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보다 향상된 주행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엔진 시동 없이도 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테이 모드와 V2L 기능 등 전동화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할 방침이다.

또 내년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회복과 대중화를 이끌어 나갈 ‘아이오닉 3’를 출시한다. 아이오닉 3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할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다. 현대차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소형 EV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공개하며, 내년 출시될 아이오닉 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창환 현대자동차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이어 현대차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지속적인 도전으로 치열한 EV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준중형(글로벌 C 세그먼트)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타차량(SUV) ‘일렉시오’를 선보이는 데 이어,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내년 내놓기로 했다. 두 차종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현지전략 EV다.

2027년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 전략 경형급 SUV 전기차를 선보인다. 인도 소비자 맞춤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출 첫 인도 특화 EV로, 현대차는 인도 현지 공급망을 바탕으로 차량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적용으로 더욱 우수한 경쟁력을 갖출 신형 전기차를 지속 시장에 내놓으며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처음 전략을 공개한 EREV는 현대차만의 고성능 배터리 및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7년 출시된다. EREV는 내연기관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올해 2세대 넥쏘를 출시한 데 이어 향후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지속 개발하는 한편, 승용, 상용을 아울러 FCEV 시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유지한 차량아키텍처&인테그레이션센터장 겸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전무가 현대자동차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차는 파워트레인 기술력 강화와 함께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의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 하드웨어를 표준화·단순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유연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CODA와 차량 운영체제 ‘플레오스 비히클 오에스’를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까지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2분기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된 차량들이 처음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올해 417만대를 팔아 관세 부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수한 상품성과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414만대) 대비 판매 성장을 달성하기로 했다. 나아가 5년 뒤인 2030년에는 555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구체적인 지역 판매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 권역 별로 △북미 26% △인도 15% △유럽 15% △한국 13% △중동 및 아프리카 8% △중남미 8% △중국 8%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 7% 등의 비중으로 자동차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의 경우 올해 1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330만대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차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5% 수준에서 2030년 60%로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는 올해 417만대와 비교할 때 약 33%(138만대) 더 늘어나는 것으로, 현대차는 첨단 제조 혁신 기술을 갖춘 글로벌 생산 기지의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로 확보, 판매 성장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승조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먼저 지난해 10월 생산 개시 및 올해 3월 준공식 개최 등으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된 미국 HMGMA는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의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4분기 인도 푸네 공장이 완공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할 예정으로, 향후 연간 25만대를 목표로 생산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현재의 약 80만대 수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내년 1분기에는 울산 신공장이 완공된다.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이곳은 12종의 자동차가 유연하게 생산되는 첨단 제조 현장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출범 15주년을 맞이할 2030년 현대 N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이러한 판매 성장을 위해 현대 N은 라인업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 N은 현재 5개 모델로 구성된 라인업을 2030년까지 7개 모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EV 기반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개발도 추진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연간 35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약 22만5000대의 예상 실적과 비교했을 때 55%가량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브랜드 고유의 철학으로 완성할 고성능 트림 ‘제네시스 마그마’의 첫 차량으로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올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네럴 모터스(GM)와 2028년 출시를 목표로 5개 차종에 대한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 대응을 위한 중형 픽업, 소형 SUV, 소형 승용, 소형 픽업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등으로, 향후 해당 차량들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80만대 이상의 생산 및 판매가 기대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이외에도 현대차는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우선 올해 초 제시했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수정 발표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 상향했다. 그러나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 대비 1%포인트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기존 제시한 16조9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수정했다.

현대차는 향후 5년(2026~2030년) 동안에 △연구개발(R&D) 투자 30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 77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 투자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금액은 기존 11조6000억원(88억달러) 수준에서 향후 15조3000억원(116억달러)으로 3조7000억원(28억달러) 늘어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CEO) 사장은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량 확대 및 생산 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현지화된 운영체계, 그룹사 시너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그룹 톱 3라는 위치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다시 마주했으나, 이전의 경험처럼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를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아울러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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