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은 기상캐스터들…故 오요안나 오빠 "장례식에도 안 왔다" 격분

마이데일리
MBC 기상캐스터 이현승, 금채림, 김가영./MBC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고(故) 오요안나 전 MBC 기상캐스터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유족이 방송사의 태도에 거듭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검은 옷 추모와 MBC의 정규직 전환 발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1주기를 기리며 MBC 뉴스, 뉴스데스크, 뉴스투데이의 날씨를 전한 이현승, 금채림,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검은색 또는 네이비색 의상을 입고 방송에 출연했다. 그러나 고인의 친오빠인 오상민 씨는 이들의 추모 방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18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 씨는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고인을 추모하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고용노동부가 고인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했으나,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하지 못했다. 이후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오요안나 씨와 함께 일하던 김가영, 이현승, 최아리 기상캐스터와 재계약을 마쳤다. 반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씨와는 계약을 해지했다. 현재 오 씨 유족은 A씨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오요안나 소셜미디어

한편,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를 통해 고인이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던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기상캐스터 A씨가 "네가 그렇게 잘났냐", "왜 이렇게 잘났어, 너 뭐야. 선배가 네 친구냐?"라고 오 씨를 몰아붙이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MBC는 지난 15일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없애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은 이 조치에 대해서도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오 씨는 MBC의 발표에 대해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당연히 요안나가 근로자라고 생각한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도 반복성이 있다. 시간을 정해 놓고 업무를 하는데 그게 반복성이 아니면 뭔가?"라며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항변했다.

오 씨의 모친은 제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10일 넘게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오 씨는 MBC 안형준 사장이 농성장을 방문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MBC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단식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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