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 의혹에 대해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여야의 평가는 극명히 엇갈렸다. 민주당 내에선 “군색한 입장”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향한 비판을 지속했고, 국민의힘은 “망상에 빠져있다”며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조 대법원장의 입장문에 대해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그리고 사법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최후 보루의 책임자로서 약간은 군색한 입장이었다”며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대해서도 그동안 대법원은 침묵을 지켰고, 서부지법의 폭동이라는, 법원이 침탈되는 그런 상황에서도 침묵을 지켰던 대법원장”이라며 “그런데 자신의 이런 비리 의혹에 대해선 입장을 굉장히 신속하게 냈다. 그것도 그냥 단순 부인일 뿐이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책임감이나 이런 것은 느낄 수 없는 모습이어서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때도, 서부지법 폭동 때도 무겁게만 닫혀있던 조 대법원장의 입이 이렇게 가볍게 열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국가와 법원의 존망이 달린 일에는 침묵하던 대법원장이 개인의 일에는 이렇게 쉽게 입을 여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17일)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한 전 총리와의 회동 의혹에 대해 서면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정치권 등에서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러나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의혹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다시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부 의원은 제보를 토대로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한 전 총리 등과 오찬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오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문이 나온 후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는 관련 주장이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히고 있다”며 “지금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사법부까지 장악해서 일당독재를 완성하겠다는 망상에 빠져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이제는 그들의 전매특허인 가짜뉴스와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정치 공작을 시작한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위험한 책동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뚜렷한 증거도, 반박 자료도 내놓지 못하면서 유튜브의 ‘카더라’식 음모론에 편승해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집권당인가, 가짜뉴스 생산소인가”라며 “피고인 신분의 대통령을 지키는 데 혈안이 돼 대법원장의 파면·사퇴·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행태는 가히 이성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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