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해임 위기에 몰렸던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가 결국 자리를 지켰다.
12일 동성제약은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나원균 대표와 현 경영진 해임안이 철회되면서 기존 체제가 유지됐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인사가 새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권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주총 안건에는 나원균 대표이사(사내이사)와 원용민 이사, 남궁광 사외이사, 고찬태 감사의 해임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최종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에 미달해 상정 직후 철회됐다. 이에 따라 나 대표는 경영권을 지켜냈다.
나원균 대표는 개회 전 취재진을 만나 "의결권 확보로 해임 가능성은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사 선임 안건은 일반결의 대상이어서 통과 기준이 한층 낮았다. 표결 결과 찬성 692만여주(51.85%), 반대 641만여주로 가결됐다.
그 결과 사내이사로 함영휘, 유영일, 이상철, 사외이사로 원태연이 각각 선임됐다. 반면 이양구 전 회장을 비롯한 나머지 이사 후보 4명과 감사 후보자는 모두 사퇴해 표결에서 빠졌다.
이날 결과에 따라 동성제약 이사회는 나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 3명과 브랜드리팩터링 측 신규 이사진 4명으로 재편됐다.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최대주주와 견제 구도가 본격화되면서 이사회 운영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나 대표가 현재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이사회의 실질적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 대표 등 현 경영진은 임시주총이 끝난 뒤 성명을 내고 "회생법원의 기업회생 절차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경영정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법원 감독하에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감축과 동시에 매출 성장을 위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회사의 핵심 R&D 신약 포노젠의 임상2상 준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1957년 고(故) 이선규 회장이 창업한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가 대표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나원균 대표가 취임하며 오너 3세 경영이 시작됐지만, 올해 4월 이양구 전 회장이 보유 지분 14.12%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이후 양측은 상호 고소·고발을 이어가며 법적 다툼까지 번진 상태다.
동성제약은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으며, 지난달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지정돼 9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 여부가 향후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주총은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정회가 거듭되며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현장에서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져 주주 입장이 늦어지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전체 발행주식 약 2662만주 중 1334만6774주(54.68%)가 출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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