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갈등’ 봉합 나선 정청래… ‘후폭풍’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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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투톱 갈등’에 대한 봉합에 나섰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사진 좌측)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투톱 갈등’에 대한 봉합에 나섰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사진 좌측)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공개 충돌한 가운데, 정 대표가 갈등 봉합에 나섰다.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팀’을 강조한 것이다. 당 지도부도 “원팀 정신”(전현희 최고위원), “이견은 전혀 없다”(박수현 수석대변인)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발을 맞췄다. 정 대표를 향해 ‘공개 사과’를 요구했던 김 원내대표도 관련 언급을 하지 않으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특검법 합의를 둘러싼 후폭풍은 여전한 상황이다.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김 원내대표가 협의 과정에서 법사위 등과 긴밀히 소통했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반박했고, 지지층 사이에서도 김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투톱 갈등’을 두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 ‘원팀’ 강조한 정청래

정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에서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11일) 특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언급하며 “당장은 우여곡절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결국 역사는 하나의 큰 물줄기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는가”라며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다. 당·정·대가 찰떡같이 뭉쳐 차돌처럼 단단하게, 당·정·대가 ‘원팀 원보이스’로 완전한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뛰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김 원내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전날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특검법 합의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공개 충돌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합의에 대해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10일)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며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저도 어제 많이 당황했고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원내지도부가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 없이 협의를 추진했다는 것으로 해석됐고, 이후 김 원내대표는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정 대표는 같은 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원과 소속 의원들에게 “본인의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다.

정 대표가 이날 ‘원팀’을 강조하며 봉합을 시도한 가운데, 당 지도부도 발을 맞췄다.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김병기 원내지도부가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민주당은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원팀 정신으로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국민주권정부를 뒷받침하겠다”고 적었다.

박 수석대변인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3대 특검법 개정을 통해 더욱 확실한 내란 종식을 여망하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겠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는 하루였다”며 “그런 지점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당) 지도부 간 이견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3대 특검법 개정안의 여야 합의에 대한 후폭풍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기 원내대표와 한준호 최고위원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3대 특검법 개정안의 여야 합의에 대한 후폭풍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정청래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기 원내대표와 한준호 최고위원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후폭풍’은 계속

이처럼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봉합에 나섰지만, 특검법 합의에 대한 후폭풍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추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법 개정안은) 이미 (법사위) 소위에서도 거듭된 점검과 숙고를 거쳤고 당론으로 발의된 법이며 9월 4일 험난한 분위기를 뚫고 가결시킨 법인데 무엇 때문에 돌아서자마자 서둘러 합의에 동의할 리가 있겠는가”라며 “법사위 사전 보고 동의 논란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특검법 협의 과정에서)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적었는데, 추 위원장이 이를 반박한 것이다.

지지층 사이에선 김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민주당 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엔 ‘김병기 원내대표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 ‘이쯤 됐으면 김병기 대표는 사퇴해야 되는 게 맞는 거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러한 가운데 ‘투톱 갈등’에 대한 당내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특검법 협의와 관련해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소통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후에 나타난 여러 가지 여론 동향이나 이런 부분들을 감안했을 때 좀 더 보완하는 게 좋겠다는 방향에서 정리가 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법 협의 과정에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반면 이언주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 나와 “(협상할 때) 확신이 안 들고 거절하기 어려울 땐 지도부 핑계를 대든, 의원들 핑계를 대든 시간을 끄는 방법도 있다”며 “그런데 그분(김 원내대표)이 국정원 출신이라서 굉장히 스트릭트(엄격)하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적인 상황·주변을 살펴보고, 조금 더 민주적인 부분을 생각하실 필요는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등 확전을 자제하면서도 앙금은 남아 있는 분위기였다.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최고위가 진행되는 동안 정면만 응시했고 정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전 최고위원과 잠시 대화를 나눴지만, 김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또 김 원내대표는 전날 정 대표 측의 저녁 자리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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