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울긴 했는데 감정을 주체 못할 정도로 터졌으면 말을 못 했다니까.”
1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KIA 타이거즈의 삼성 라이온즈전 4-0 승리가 아니었다. 경기 전 오승환(42, 삼성)의 은퇴투어, 특히 최형우가 오승환에게 따로 선물한 감사패가 큰 화제였다. 최형우는 은퇴투어 행사에서 감사패를 직접 오승환에게 전달했다.

최형우가 오승환에게 손수 제작한 감사패에 적힌 내용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강철 멘탈, 어떤 어려움과 굴곡 속에서도 KIA를 이끄는 덕아웃의 맏형이 울다니. 이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중계방송사 SBS스포츠가 제작한 화면을 보면, 최형우가 고개를 살짝 드는 순간 두 눈에 눈물이 고인 게 보인다. 물론 최형우는 겨우겨우 감정을 억눌러 담았고, 실제 눈물을 주루륵 흘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마터면 펑펑 울 뻔했다는 게 최형우의 얘기다.
최형우는 1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승환이 형을 원래 좋아했으니까. 다른 형들보다 더 많이 좋아했다. 인천에서 은퇴를 발표하고 바로 연락해서 조그마한 선물 하나 준비하겠다고 했다. 감사패에 적힌 내용을 보고 말을 한 것이다”라고 했다.
최형우가 우는 모습을 본 KIA 후배들이 최형우를 많이 놀렸다는 후문. 최형우는 웃더니 “많이 참았다. 만약 (제대로)울었으면 아마 말을 못했을 거예요. 울긴 했는데 이게 펑펑, 감정을 주체 못할 정도로 터졌으면 말을 못했다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꾹꾹 참았어요”라고 했다.
그만큼 최형우는 진심으로 오승환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는 “승환이 형은 그냥 착해요. 개인적으로 거짓 없고 착하고 잘난 척 안 하는, 척 안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승환이 형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그렇게 대단한 선수인데 밖에서 배려하고 베풀고. 착한 사람이다. 나랑 비슷하다. 난 하여튼 그런 형이 좋아요”라고 했다.

감사패는 아내의 아이디어라고. 최형우는 “와이프가 해줬다. 난 다른 걸 하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아이디어를 냈다. 난 신발에 뭘 새겨주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그런 건 남들도 다 해주지 않을까 싶다며. 상패를 하는 게 어떻겠냐 그래서 그렇게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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