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쌓이는 불편 "부분 리모델링이 현실적"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겉보기에 멀쩡한 아파트도 막상 살다 보면 불편함이 매일 쌓인다. 늦게 퇴근하면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고, 겨울이면 찬바람이 스며들며 여름에는 냉방비가 치솟는다. 엘리베이터는 잦은 고장으로 불안하고, 상수관에서는 녹물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도 부족하다. 

주민 모두가 이런 문제를 체감하지만, 재건축 또는 전면 리모델링은 여전히 먼 이야기다. 비용도 크고 공사 기간도 길며 이주 문제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주목할 대안이 바로 '부분 리모델링(또는 맞춤형‧수선형)'이다. 삼성물산 '넥스트 리모델링'도 그 좋은 사례다. 

건물 구조는 그대로 두고, 필요 부분만 개선하는 방식이다. 낡은 창호를 교체해 난방비를 절감하고 노후 소방시설을 보강해 안전성을 높이며, AI 등 최신 주거 성능 기술을 적용해 삶의 질도 높인다. 

개별 주택 전용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장하긴 어렵지만, 인테리어‧부분 공간 개선은 충분히 가능하다. 즉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드는 게 부분 리모델링 매력이다.

현장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주차난과 에너지 비용이다. 

오래된 아파트는 세대당 차량 1대도 댈 공간이 부족하다. 저녁이면 단지 외부까지 차가 늘어서고 주민 간 갈등이 잦다. 

또 낡은 창호와 단열재 때문에 냉‧난방비 부담이 크다. 그러나 창호 교체만으로도 체감 온도가 달라지고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차원에서 건축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이처럼 '부분 리모델링' 강점은 빠르고 가볍다는 데 있다. 

공사 기간이 짧아 불편이 적고, 이주할 필요도 없다. 공사비도 전면 리모델링‧재건축보다 훨씬 낮아 부담이 줄어든다. 무엇보다 "집은 그대로 두고, 생활만 업그레이드된다"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그리고 부분 리모델링은 건축물 수명주기에 맞춰 설비를 교체하고, 필요 부분만 손보면 된다. 물론, 이를 지속 추진하려면 재원 확보가 필요한 만큼 공동주택 장기수선충당금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단지별 상황에 따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법도 다양해야 한다. 

구조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재건축'을, 생활 편의‧에너지 성능 개선 필요시 '부분 리모델링'이, 보다 확실한 변화를 원할 경우 '전면 리모델링'을 선택하면 된다. 획일적 해법이 아닌, 주민이 직접 체감하는 불편과 필요를 기준으로 맞춤형 대안을 찾는 것이다.

아파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수많은 가족 일상과 추억이 쌓이는 삶의 공간이다. 그 일상을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하게 만드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현장 친화적 주거정책'이다. 

이제는 "언젠가 재건축"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단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부분 리모델링"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곧 주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 향상이자, 우리 도시가 지속가능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박용석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주)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사)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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