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약 40일간 이어진 박스권 장세가 막을 내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67% 상승한 3314.5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처음으로 3310선을 돌파하며 지난 2021년 7월 6일(3305.21) 이후 역대 최고치다.
코스피는 장중 3317.77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점도 새로 썼다. 장중 역대 최고점은 2021년 6월 25일 기록했던 3316.08다.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811억원, 9028억원 사들였다. 다만 개인은 2조2545억원어치 내다팔았다.
코스피는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에 올라탔다. 연초에도 세제개편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는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세제개편안이 공개되자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설정하자 실망매물이 쏟아진 것.
최근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철회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자 심리가 회복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전날 "현행 50억원 기준 유지도 유력한 검토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 안정과 정책 되돌림 기대감,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들을 반영하며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양도세 부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증권, 지주 등 정책 피해주들도 반등이 지속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기대감도 코스피에 힘을 보탰다. 특히 간밤 미국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글로벌 증시 상승 대열에 끼지 못했던 코스피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화될 기미가 보이면서 합류하는 모양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과 미국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 동력이 생기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강세 흐름에 합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코스피의 나쁜 연결고리를 끊었다"고 평가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코스피 최고치 경신은 단순한 지수 상승이 아니라, 자본시장 중심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실물경제로의 자금공급과 국민 자산증식이라는 자본시장의 본질적 역할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추후 성장성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센터장은 "지배구조 개선이나 글로벌 유동성 확장이 아직 진행형인 만큼 추가적인 코스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산술적으로 3300포인트대에 안착한 이후 연 9%씩 상승하면 산술적으로 5년후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의 친 주식정책과 기업의 혁신이 지속된다는 전제하에서다.
다만, 대내외 여건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에 불리한 점이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김센터장은 "미국 등의 인플레이션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하 움직임이 세계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물가가 더 오르면 중앙은행이 정책을 펼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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