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단양(충북) 유진형 기자] "팀 내에서 한 명이 맡아줘야 한다고 해서 내가 한다고 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볼리트리버'로 변신했다.
지난 7월 단양에서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배구에서 볼리트리버는 코트 밖으로 나온 공을 서버에게 주거나 선수들이 코트에 땀을 흘리면 경기 중간중간 빠르게 코트로 뛰어 들어가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는 일을 한다. 볼리트리버의 역할이 단순한 듯하지만 경기가 지연되지 않게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건네야 한다.
보통 V리그에서 볼리트리버는 지역 배구부 학생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실업배구에서는 볼리트리버가 따로 없다. 그래서 각 팀은 자신의 경기에서 볼리트리버 역할까지 해결했다. 보통 웜업존 선수들이 볼리트리버 역할을 했는데 정관장은 고희진 감독이 공과 수건을 들고 코트 뒤에 섰다.


고희진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지 않고 볼리트리버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2025 한국실업배구&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는 기존 실업팀뿐만 아니라 V리그에 참가하는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7개 팀이 참석했다. V리그 팀들은 그동안 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신인급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여자부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들에게도 감독 기회를 제공하기로 합의했고, 각 팀의 코치들이 사령탑으로 나섰다. 그래서 정관장은 이강주 코치가 팀을 이끌었고, 고희진 감독은 코트 뒤에서 볼리트리버를 하며 선수들을 응원한 것이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내내 코트 한 쪽에 서서 공을 정리하고, 받아주는 역할을 했다. 서브를 넣기 위해 코트 뒤에 오는 선수에게는 직접 공을 던져주며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한편,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름다운 패자로 배구 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던 정관장은 2025-2026시즌 정상 정복을 노린다. 비록 메가와 부키리치는 V리그를 떠났고, 표승주는 은퇴했지만, 세터 염혜선을 중심으로 강력한 미들블로커 라인을 앞세워 새롭게 팀을 개편했다.
새롭게 변신한 정관장은 21일부터 28일까지는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초청팀 득지앙(베트남)과 함께 B조에서 경쟁한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볼리트리버로 변신했다 / 단양(충북)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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