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다저스에 악재가 날아들었다.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허리 뭉침 증세를 호소하면서, 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맞대결에 출격할 예정이었던 오타니 쇼헤이가 급하게 마운드를 올랐다. 준비 과정이 철저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타니는 최고 101.5마일(약 163.3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등 3⅔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오타니 팽팽한 흐름을 만들어냈지만, 선취점은 볼티모어의 몫이었다. 5회말 더블스틸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다저스 투수 벤 카스파리우스의 폭투가 겹치면서, 너무나도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다저스는 6회초 공격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1로 경기를 후반까지 끌고갔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태너 스캇이 볼티모어 사무엘 바살로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게 된 것이었다. 이 패배로 다저스는 4연패에 늪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다저스는 오프시즌 디퍼(지급유예) 제도를 무분별하게 활용하며, 기존에도 좋았던 전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2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마운드는 물론 야수진에도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다저스는 매우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저스는 후반기에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두 차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내줬었다.
다행히 이날 샌디에이고가 콜로라도 로키스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다저스는 2위 샌디에이고와 격차를 2경기로 유지했지만, 최근 다저스의 경기력도 처참한 수준이다. 다저는 지난 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이날 경기까지 4연패 중. 타선은 안 터지고, 수비에선 실책이 나오는 것은 물론 주루에서도 '본헤드 플레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의 반복에 로버츠 감독도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샌디에이고에게 두 번째 1위 자리를 빼앗긴 뒤 로버츠 감독은 "이 시점에서는 스윙 메커니즘이 어쩌니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타선을 이어가고, 안타를 치고, 파울로 버티고, 싸움을 이어가는 것, 그런 한 단계 높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쏟아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자멸하면서 패배한 뒤에도 "최근 두 경기에서 선수들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매번 '상대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건 변명일 뿐이다. 우리의 실력은 훨씬 더 위에 있다. 타석에서의 접근 방식과 실행력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일침은 좀처럼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선수들도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는 6일 경기가 끝난 뒤 "모두가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답답함이 쌓이고 있다. '더 잘하고 싶다. 성과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공격에서 오히려 공회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슈퍼 유틸리티' 미겔 로하스도 입을 열었다.
로하스는 "최근 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공격팀과 수비팀으로 나뉜 듯하다. 모두 자기 역할을 하려고 하지만, 팀으로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좋지 않은 경기력에 분위기까지 처진 팀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다저스는 자칫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이 아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연패가 길어지고,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다저스의 팀 분위기가 최악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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