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팀에 피해가 된다면, 맡기는 것도 중요하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드안해 3⅔이닝 동안 투구수 70구,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01.5마일(약 163.3km).
직전 등판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수확한 오타니는 당초 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타니가 출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했다. 오타니가 기침을 하는 등 컨디션 난조를 겪은 것. 이에 다저스는 선발 투수를 에밋 시한으로 긴급 교체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전날(4일)까지만 하더라도 오타니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9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날도 다저스에는 '변수'가 날아들었다. 선발 예정이었던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등판을 앞두고 허리 뭉침 증세를 호소한 것. 이에 다저스는 또다시 급하게 선발 투수를 변경했고, 그 대상이 오타니였다.
갑작스러운 등판에 오타니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1회 경기 시작부터 볼티모어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오타니는 2회 안타와 폭투로 2사 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삼진 두 개를 솎아내는 등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3회 다시 한번 찾아온 2사 1, 2루의 위기를 극복하며 순항했다.


경기를 마무리하는 과정도, 결과도 좋았다. 오타니는 4회말 시작부터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2루타를 맞고 폭투로 무사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콜튼 카우저와 엠마누엘 리베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앤서니 반다에게 넘겼고, 바통을 이어받은 반다가 오타니의 승계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면서, 오타니의 깜짝 선발 등판은 3⅔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 됐다.
기침 증세 등으로 인해 3~4일 야외 훈련은 물론 캐치볼까지 중단했던 오타니가 갑작스런 등판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내가 몸이 안 좋아서 등판하지 못했을 때 지난번에는 시한이 던져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반드시 이런 일이 생긴다. '할 수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어제(5일) 캐치볼을 했기 때문에 구장에 도착했을 때 컨디션이 좋았다. 오후 2시쯤이었나? 등판 여부를 물어보셔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로테이션을 지키는 투수라면, 몸 상태가 조금 안 좋아도 던지는게 맞다. 하지만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내가 던짐으로써 팀에 피해가 간다면, 다른 선수에게 맡기는게 나와 모두에게 중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피츠버그전에서는 1~2번째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날 투구를 돌아보면 어땠을까. 오타니는 "마지막엔 조금 힘을 줘서 던졌지만, 오늘은 전반적으로 힘을 많이 쓰지 않으려고 했다. 투구수가 지난번처럼 90구까지 갈 것이라고 계산되지 않았다. 가능한 한 최대치를 끌어내며, 아웃을 쌓고 긴 이닝을 던지고 싶었다. 상대 타자들이 좋은 접근을 하면서 투구수가 늘어나서 4회를 마치지 못한 것 같다"고 70구를 뿌렸지만, 4회를 매듭짓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준비가 안 됐던 것을 고려하면 오타니의 등판은 완벽했다. 그는 "미팅을 했지만, 깊이 소통하지 못한 채 경기에 들어갔다. 아직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맞춰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모두가 서로 커버해 나간다면, 긴 시즌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즌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싸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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