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존중해 주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5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최근 투구폼에 변화를 준 박종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은 박종훈은 2021시즌이 끝난 뒤 5년 총액 65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종신 SSG를 선언했다. 향후에도 박종훈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책임지며,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박종훈의 행보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2021시즌이 끝난 후 토미존 수술을 받았던 박종훈은 긴 재활 끝에 2022시즌 마운드로 돌아왔으나, 11경기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이후에도 부상과 부진으로 허덕이며, 연장계약 이후 올 시즌까지 4년 동안 6승 17패를 기록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박종훈의 계약은 2026시즌까지, 지금의 흐름이라면 '먹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박종훈이 2군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박종훈은 '잠수함' 투수로 릴리스 포인트가 KBO리그에서 가장 낮은 선수다. 그런데 계속되는 제구 난조와 부진으로 인해 박종훈이 오랜 고민 끝에 팔 각도를 올리기로 결정,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박종훈의 팔 각도는 일반적인 사이드암 투수들 수준까지 높아졌다.
SSG 관계자는 "올 시즌 박종훈은 퓨처스리그에서 볼넷 증가와 피안타 문제로 부진을 겪었고, 지난 7월 선수 본인의 요청으로 투구 팔 높이를 조정하며 변화를 시도했다"며 "약 한 달 반 동안 잔류군에서 새로운 투구폼을 집중 훈련했고, 쓰리쿼터와 언더핸드를 모두 활용한 '변칙 투구'를 컨셉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팔 각도를 높인 가운데, 지난 2일 두산 베어스 퓨처스팀과 맞대결에서 박종훈의 최고 구속은 144km로 측정됐고, 슬라이더 또한 138km를 마크했다. SSG 퓨처스 관계자는 "박종훈은 투구폼 변화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있으며, 앞으로 경기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로 커리어 내내 고집해왔던 투구폼의 변경. 이숭용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령탑은 5일 "본인이 심사 숙고해서 변화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건 존중을 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에서 변화를 준다는 것은 내 느낌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걸 '해라, 하지마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이고 본인이 고민을 많이 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지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좋은 밸런스로 잘 던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변화된 투구폼으로 올 시즌이 끝나기 전 1군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숭용 감독은 "누구에게든 다 열려 있다. 지금 2군에 내려갔다가 돌아온 선수들도 많지 않나. 나는 그런 야구를 추구한다. 내려가서 안 되는게 아니라, 내려가서 또 열심히 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놨다. 때문에 2군에서 좋다고 판단이 되면, 나는 언제든지 올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리는 매뉴얼을 딱 만들어 놨다. 2군에서 추천하는 선수를 늘 올린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면 1군에 올라갈 수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올리고, 또 안 좋으면 피드백을 주고, 면담을 해서 내려보내는 것이 선수들이 조금 더 전력 투구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게 올해 가장 큰 성공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과연 박종훈이 팔 각도의 변화를 바탕으로 자신에 입지에도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현재의 상황에서 뒤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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