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CC' 전동화 시대에 맞춘 크로스컨트리의 진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겉으로 보면 그냥 소형 SUV 같지 않나?" 

볼보자동차가 공개한 EX30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이하 CC)를 두고 나온 반응 중 하나다. 실제 외형만 보면 기존 XC 시리즈의 파생형 SUV처럼 보인다. 하지만 볼보는 이 차를 SUV가 아닌 크로스컨트리로 명명했다.

여기에는 오랜 맥락이 있다. CC는 볼보가 지난 1997년 V70 기반으로 선보인 독창적 장르다. 왜건을 바탕으로 차체를 높이고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강화해 SUV와 승용 왜건의 경계에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아우르는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V60 CC △V90 CC로 이어지며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대표하는 축이 됐다.

그러나 SUV의 글로벌 급성장과 왜건의 쇠퇴로, CC 라인업은 점차 주변부로 밀려났다. EX30 CC는 바로 이 전환기에 등장한 모델이다. 볼보자동차가 'CC'라는 이름을 단 이유와 소비자가 'SUV 같다'고 느끼는 괴리 사이에서 새로운 CC의 정의가 드러난다.


기존 CC는 왜건 바디에 SUV의 활용성을 덧입힌 반면, EX30 CC는 순수 전기 SUV인 EX30를 기반으로 한다. 이 차이가 크다. '왜건+SUV'라는 공식을 'SUV+오프로더'로 바꾼 셈이다. 이에 소비자 시선에서는 그저 EX30 CC를 소형 전기 SUV의 파생모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볼보자동차 입장에서는 SUV 시대에도 CC의 상징성을 잇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즉, 지금의 CC는 차체 형식의 정의라기보다는 '볼보가 제안하는 모험적 라이프스타일 패키지'라는 의미로 확장됐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CC"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CC를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기반 크로스컨트리'라고 규정한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EX30 CC는 단순한 차가 아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기반의 크로스컨트리 모델이다"라며 "도시와 자연, 일상과 레저를 넘나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동의 자유를 선사할 EX30 CC와 고객들이 볼보자동차와 함께하는 여정 내내 최고의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EX30 CC 외관의 경우 블랙 쉴드 디자인의 전면부와 트렁크 리드로 독창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프론트 쉴드에는 스웨덴 북극 아비스코에 위치한 케브네카이세 산맥의 지형도와 경도, 위도 좌표를 새겨 넣었다. 

이와 대비되는 저광택 베이퍼 그레이 색상의 프론트 및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는 하단 범퍼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며 견고하고 일체감 있는 외관을 완성한다. 또 휠 아치 주변 익스텐션과 매트 블랙, 그라파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19인치 크로스컨트리 전용 휠, 지상고는 기존 EX30 대비 19㎜ 높아졌다.

EX30 CC의 실내는 스칸디나비아 숲에서 영감을 받은 파인(Pine) 룸 테마로 완성됐다. 울과 재활용 폴리에스터, 소나무 오일 기반의 바이오 소재 노르디코(Nordico) 등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해 현대적이면서도 아늑한 감성을 구현했다. 

여기에 울 블렌드 도어 인서트와 천연 아마씨 데코, 스톤 그레인 패널, 다섯 가지 앰비언트 라이트가 조화를 이루며 '스웨디시 프리미엄' 특유의 따뜻하고 견고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공간활용성도 눈길을 끈다. 5인승 SUV 구조에 맞춘 다양한 스마트 수납 솔루션이 적용됐고, PM2.5 필터와 2존 공조시스템이 기본 탑재돼 쾌적함을 더한다. 운전자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리프레시·휴식·주차 컴포트 모드는 실내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여기에 1040W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까지 더해져 감각과 기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입체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EX30 CC는 트윈 모터 퍼포먼스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 50:50 무게 배분과 함께 66㎾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두 개의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428마력 △최대토크 55.4㎏·m △0→100㎞/h까지 3.7초 만에 도달한다.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도 지원해 운전자의 주행의도를 직관적으로 반영한다.

주행성능은 퍼포먼스뿐 아니라 안정성까지 고려됐다. 전용 튜닝이 적용된 크로스컨트리 섀시와 AWD 시스템이 결합돼 다양한 노면과 기상 조건에서도 흔들림 없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29㎞이며, 최대 153㎾ 급속충전으로 28분 만에 10→80% 충전이 가능하다.

안전 기술 역시 볼보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안전 공간 기술(Safe Space Technology)'을 중심으로 △5개의 레이더 △5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통해 차량 주변을 정밀하게 감지한다. 여기에 △파일럿 어시스트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도로 이탈 방지 △후방 교차 경고 △최신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등 첨단 보조 장치들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이외에도 EX30 CC는 퀄컴(Qualcomm)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Snapdragon Cockpit Platform)을 기반의 커넥티비티는 차세대 사용자 경험, Volvo Car UX를 통해 빠른 반응과 매끄러운 연결성을 지원한다. 

국내 판매가격(친환경 세제 혜택 후, 보조금 미포함)은 5516만원으로 책정됐다. 영국·독일 등 주요 시장 대비 3500만원 이상 낮아, 글로벌 대비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업계 최고 수준의 5년 또는 10만㎞ 일반부품 보증 및 소모품 교환서비스 △8년/16만㎞ 고전압 배터리 보증 △15년 무상 무선 업데이트(OTA) 지원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이용권 등도 기본 제공한다. 

◆브랜드가 택한 'CC 재정의' 전략

EX30 CC는 기존 CC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SUV 기반 CC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었다. 이는 SUV 전성기와 전동화 시대로 접어든 현재 상황에서 볼보자동차가 CC 헤리티지를 지켜내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CC와 SUV의 경계가 희미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볼보자동차는 CC를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지는 모험과 자유(Freedom to move)의 아이콘"으로 규정한다. 단순한 차명 유지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SUV 플랫폼 위에서 재해석한 시도다.

국내에서 EX30 CC는 프리미엄 전기 SUV 진입장벽을 낮추는 모델로 기능할 전망이다. 5000만원대의 가격, 보조금 반영 시 4000만원대 실구매가, CC 전용 감성까지 더해져 합리적이면서도 차별화된 전기 SUV를 원하는 수요층을 겨냥한다.

나아가 EX30 CC는 볼보자동차에게 CC 브랜드의 재정의이자 전기 SUV 시장 확대 전략이다. 더 이상 왜건이 아닌 SUV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CC=볼보만의 모험적 아이콘'이라는 메시지를 지켜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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