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의 성추행 피해자 절규 외면·침묵에 탈당을 선언했다.
4일 강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으나 이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외면하고 모른 척하던 시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돼 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이뤄졌어야 할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당을 떠났고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 5월 혁신당 소속 한 당직자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가까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 당 윤리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전했으나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 외에도 또 다른 성비위와 직장 내 괴롭힘, 2차 가해 등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당내 성추행·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비위 문제를 여성위 안건으로 올렸던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그는 소 취하를 종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며 "결과는 불공정했고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재심청구 3주 만에 기각, 제명이 확정됐다. 반면 재심을 청구한 가해자는 60일을 꽉 채운 끝에 겨우 제명이 확정됐다"고 통탄했다.
그는 "8·15 사면을 기다렸고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깨달았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저는 오늘, 조국혁신당을 떠난다. 광야에서 춥고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될지라도, 멈추지 않겠다. 광야는 언젠가 광장이 될 것이고, 그곳에서 각자의 짐을 짊어진 동지들과 다시 만나 연대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소망했다.
이에 혁신당은 강 대변인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성비위 및 괴롭힘 사건과 관련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관련 절차를 마쳤다"며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외부기관이 조사를 전담해 진행, 당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권특위의 점검도 받는 등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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