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배송으로 판 키운다”…유통·배달업계, 퀵커머스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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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매장에서 쿠팡이츠 배송 기사가 퀵커머스 주문 상품을 전달받고 있다. /GS리테일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유통·배달 플랫폼이 ‘1시간 내 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28일 유통·배달업계에 따르면 즉시 배송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배달 플랫폼을 넘어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 가세했다.

SSG닷컴은 오는 9월 1일부터 수도권·충청·대구·부산 등 19개 이마트 점포를 거점으로 ‘바로퀵’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마트 매장에서 배달대행사의 이륜차를 활용해 주문 후 1시간 내 배송하며, 최소 주문금액은 2만원, 배송비는 3000원으로 책정됐다.

배송 품목은 신선·가공식품, 즉석조리식품, 이마트 PB 피코크·5K 프라이스 등 6000여종에 달한다. 주방·욕실용품, 문구, 소형가전, 반려용품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른다.

한건수 SSG닷컴 SCM 담당은 “쓱배송(당일)과 스타배송(익일)에 이어 즉시 배송까지 더해 배송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며 “수요 추이를 보며 서비스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SG닷컴

편의점 업계도 퀵커머스를 성장 둔화 돌파구로 삼고 있다. GS25는 최근 쿠팡이츠 ‘쇼핑’과 손잡고 서울 일부 지역에서 즉시 배송을 시작했으며, 기존 ‘우리동네GS’와 배민·요기요 등과의 연계도 강화했다. CU도 배민·요기요·배달특급 등 10여 개 플랫폼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즉시 배달은 기존 도보 200m 상권을 오토바이로 2~3㎞까지 확장해 잠재 고객을 10배 이상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GS25와 CU의 퀵커머스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퀵커머스 성장을 본격화한 것은 배달 플랫폼이다. 2019년 ‘B마트’를 선보인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756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배민 배달 오토바이. /뉴시스

배민은 이달 들어 홈플러스 제휴 점포 수를 6곳에서 41곳으로 확대했다. 비식품 카테고리도 강화해 삼성스토어·프리스비·전자랜드·영풍문고·아리따움·러쉬 등이 입점해 즉시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기존 ‘이츠마트’를 종료하고 ‘쇼핑’ 서비스로 전환했다. 서울 강남·마포 등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이며 평균 배달 시간을 20~30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꽃·반려용품·과일·정육·문구·의류 등 취급 품목도 대폭 늘렸다.

요기요는 GS더프레시와 손잡고 전국 470여 개 매장에서 예약·즉시 배송 서비스 ‘요마트’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도 ‘지금배달’을 통해 GS25,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협력 중이다. 새벽배송으로 성장해온 마켓컬리 역시 지난해 ‘컬리나우’를 도입, 서울 서북권에서 출발해 강남 도곡까지 1시간 이내 배송 가능 지역을 확장했다.

바로도착 서비스. /CJ온스타일

뷰티·패션업계도 가세했다. 올리브영의 ‘오늘드림’은 배송 건수가 2020년 600만건에서 지난해 1500만건으로 급증했다. CJ온스타일은 최근 배송 브랜드를 ‘바로도착’으로 전면 개편, 고가의 패션 상품도 즉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퀵커머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일상 소비 수요 선점’에 있다. 1시간 내 배송으로 고객 이용 빈도를 높여 충성도와 재구매율을 끌어올리고, 브랜드 경쟁력까지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31억9000만달러(약 4조4389억원)에서 2030년 43억달러(약 5조983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음식 배달처럼 장보기 역시 더 빠르게 받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퀵커머스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채널이 되고 있다”며 “플랫폼 간 제휴와 물류 경쟁력이 쌓이면서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배달 플랫폼의 경우 1시간 내 배송을 위해선 주택 밀집 지역에 물류 거점을 배치해야 하는데, 높은 임대료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송 기사 확보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차 지연 시 배송 기사에게 줄 추가 수수료가 발생하거나 소량 즉시 구매 중심의 특성상 수익성에도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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