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길고 길었던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가을야구가 위태위태한 상황이지만, 팬들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는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7-5로 승리하며, 정말 길고 길었던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다소 아쉬운 스타트를 끊었지만, 4월부터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전반기를 3위로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22-2023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늘 부상자들이 쏟아지면서 순위를 지켜내지 못했던 것과는 달랐다. 그리고 후반기가 시작된 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에 롯데는 10승을 수확했지만, 이닝 소화 능력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던 터커 데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메이저리그에서만 38승을 수확한 빈스 벨레스케즈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런데 우연이었던 것일까. 벨라스케즈의 영입을 공식발표한 7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를 상대로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 10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롯데가 10연패의 늪에 빠진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무려 22년 만의 일이었다. 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는 날이면 타선이 침묵, 타선이 힘을 낼 때면 마운드가 무너지는 등 '엇박자'가 심해도 너무나 심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잡을 수 있는 경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 21일 LG와 맞대결은 김태형 감독도 손에 꼽을 정도로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14일 한화전의 경우 연장 승부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21일 LG전에서는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경기 중반까지 무려 6점을 뽑아냈으나, 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롯데는 22일부터 창원으로 이동해 NC 다이노스와 맞붙게 됐는데, 떨어질 대로 떨어진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롯데는 NC와 3연전의 첫 경기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해놓고 6-7로 역전패를 당한데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는 '에이스 '알렉 감보아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1-4로 무릎을 꿇으면서, 연패 기록은 12연패로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롯데는 그동안 벌어뒀던 '승패마진'을 모두 잃게 됐고, 승률은 5할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순위도 5위까지 추락하게 됐다.
이는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김태형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는 물론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롯데 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패 기간이 길어지자, 더 적극적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12~14일 대전(1만 7000명) 한화 3연전, 15~17일 사직(2만 2669명) 삼성 3연전, 19~21일 잠실(2만 3750명) LG 3연전은 모두 매진 사례를 이뤘다. 롯데만의 힘은 아니었지만, 결코 무시할 만한 화력은 아니었다.
그리고 창원 NC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2일 1만 7983장의 티켓이 완판됐고, 23일도 같았다. 이어 24일 또한 절반 이상의 롯데 팬들이 NC파크를 메웠다. 경기 중 패색이 짙어지면서 야구장을 떠난 팬들도 적지 않았지만, 연패 탈출을 바라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롯데는 모처럼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길고 길었던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제 롯데는 그동안 까먹었던 승패마진을 다시 벌어나가야 한다. 12연패 전까지만 하더라도 3위로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치 앞을 모르기 때문이다. 오는 26일부터 진행되는 KT 위즈와 3연전의 결과에 따라 가을야구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속을 썩였던 타선도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
과연 연패 탈출에 성공한 롯데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잔여 경기를 어떻게 마치느냐에 따라 다시 3위 탈환을 노려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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