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찬탄’, ‘반탄’으로 갈라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결국 ‘반탄파’의 승리가 됐다. 당원들이 ‘결집’을 선택하면서 당의 혁신도 묘연해진 모습이다.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되는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비슷한 결을 가진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어떠한 차별화를 가져가느냐와, 찬탄파의 표심이 어느 쪽을 향할 것인지가 변수로 거론된다.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최종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 및 ARS 투표를 진행했다. 선거인단 75만3,076명 중 총 33만4,272명이 투표해 44.39%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 대표 후보가 4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찬탄파’와 ‘반탄파’ 간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당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이들 간 신경전도 첨예했다. 특히나 강성 보수 세력과의 관계 설정 등을 두고선 날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됐다.
조경태·안철수 후보 등 찬탄파는 이러한 세력들과 선을 긋고 전면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당원들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혁신’이 아닌 ‘단일대오’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결선에 진출한 후보들의 소감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드러났다. 김문수 후보는 “엄중한 때 우리끼리 분열하면 되겠나”라고 했고 장동혁 후보는 “분열을 안고 갈 것인지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그 선택이 남아있다”고 했다.

◇ 반탄파 간 맞대결… ‘차별화’가 관건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당 대표를 결정하게 된다. 결선투표 결과는 오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그 사이엔 한 차례 방송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색채가 겹치는 ‘반탄파’ 후보들의 맞대결이 성사된 상황에서 이들 후보에게는 상대 후보와 ‘차별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이에 대해 김문수 후보는 자신이 ‘투쟁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저는 평생을 투쟁해 왔던 사람”이라며 “한 번도 투쟁을 안 해본 분들이 말로 투쟁을 하는 데, 그런 말로는 흉포한 193석의 민주당과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김건희 특검팀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이후 당사 앞에서 9박 10일의 농성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행하는 투쟁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반면 장동혁 후보는 이러한 투쟁을 ‘낡은 방식’으로 규정하고 ‘전략’을 앞세운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그저 몸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지금의 특검을 막아내고 거대 여당과 싸우기 위한 논리로, 전략으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충청 지도부’의 필요성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장 후보는 “충청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를 주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중원 싸움이 어려워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명제에는 두 후보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법에 대해선 온도차를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당장 찬탄파 후보들이 일제히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이들을 향했던 표심의 향방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후보는 “계속해서 당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분들이 전대 이후에도 이러한 입장을 유지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함께 갈 수 없다고 본다”는 ‘강경론’을, 김 후보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포용’에 조금 더 방점을 찍고 있다. 김 후보는 “제가 경험이 많고 조금 더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에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 후보를 각각 선출했다. 청년최고위원은 우재준 후보가 당선됐다. 신동욱 후보는 17만2,341표(21.09%), 김민수 후보는 15만4,940표(18.96%)를 받았다. 양향자 후보는 10만3,957표(12.72%), 김재원 후보는 9만9,751표(12.21%)였다.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된 우재준 후보는 20만4,627표(50.48%)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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