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사회공헌(CSR)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과거 ‘RT(친환경 화장실)’ 프로젝트 협력 성과를 공유하며 제2의 공동 프로젝트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RT 프로젝트는 물과 하수처리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국에 위생적인 화장실을 보급하기 위해 게이츠재단이 2011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참여해 3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구동 에너지 효율화 △배출수 정화 △배기가스 저감 △내구성 개선 △소형화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해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며, 저개발국 현지에서 활용 가능한 혁신적 위생 솔루션을 구현했다.
게이츠재단은 삼성의 기술을 토대로 개발된 가정용 RT를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보급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재단이 제안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연구비 지원은 삼성 측이 이 회장의 뜻에 따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삼성은 독자 연구개발로 성과를 내왔으며, 게이츠 이사장은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통해 수차례 감사 메시지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에서 양측은 RT 프로젝트에서 확인한 협력 경험을 기반으로 후속 사회공헌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보건·위생뿐 아니라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난제 해결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뒤 재단을 통해 보건, 빈곤, 교육 문제 해결에 집중해왔다. 이번 방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과 게이츠가 RT 이후 제2의 글로벌 CSR 프로젝트를 모색하면서, 삼성의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행보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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