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연이은 발언이 시장에 대한 불신을 극대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보고에 참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스피 지수가 3200 정도인데 PBR이라고 하는 주가순자산비율이 얼마인지 아느냐"라는 질문에 10 정도 되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이는 실제 코스피 PBR인 1.06배(18일 기준)와 무려 10배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코스피 PBR이 10배가 되려면 지수가 3만선에 근접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경제 수장이 주식 시장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관세협상, 미국발 인공지능(AI) 버블 등 여러 요인으로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실언은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구 부총리의 발언은 PBR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남북 관계를 꼽았으나 이소영 의원은 "우리보다 안보가 불안정한 대만도 자본시장이 훨씬 활성화돼 있다"고 반박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현실을 모르는 답변"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시그널이 진짜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국민들을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가 '부동산에 그냥 둘 걸' 하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언급하며 시장에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이는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으로 해석돼 논란을 키웠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경제 수장의 잇따른 실언은 투자자들에게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보다 오히려 깊은 실망감과 불신만 남기고 있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 수장의 현실 인식이 바로 서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47포인트(-0.68%) 하락한 3130.09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3.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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