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기업 마이리얼트립이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에 시동을 걸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여행사(OTA) 1호 상장'이란 타이틀에 도전하는 마이리얼트립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확정했다. 공동 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이 선정됐다.
마이리얼트립은 앞서 지난 달 초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을 숏리스트(예비 후보)로 선정하고 이달 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번 IPO 추진으로 '국내 1호 OTA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여행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오프라인 패키지 기반의 전통 여행사들이다.
마이리얼트립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다면 여행산업이 패키지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매출 89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1억원을 올리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7월 누적 거래액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연말에는 2조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월 거래액 1000억원에 도달한 마이리얼트립은 지난달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항공, 숙박, 투어&액티비티, 자유·패키지여행 결합 상품 '마이팩' 등 전체 카테고리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투어&액티비티 부문의 거래액과 매출은 40% 이상 상승했다.
실제 마이리얼트립의 수익모델은 항공·숙박 연계 거래 외에도 현지 액티비티, 투어, 교통패스 등 장기 체류형 자유여행 수요에 맞춰 구성돼 있다. OTA의 본질인 '여행 전체 일정 동선 구성'에 최적화된 UI·UX와 수익 분산 구조가 강점이다. 이 같은 구조는 사용자당 거래액, 체류시간, 재방문율 등에서 플랫폼의 충성도 지표로 이어진다.
여기에 정해진 일정과 상품을 따르는 패키지 여행에서 소비자가 여행을 직접 선택하고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OTA 성장은 더욱 기대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여행업의 넥스트레벨'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관광산업의 '온라인 유통채널' 비중은 2017년 60%에서 2025년에는 7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여행상품·서비스를 중계해주는 '플랫폼' 시장의 증가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여행예약 플랫폼 시장' 성장 규모는 2027년에는 2020년 대비 89.8%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OTA 시장은 2025년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전환과 트래블테크 기술 발전이 OTA 시장을 더욱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선 마이리얼트립이 지난해 시리즈F 투자에서 60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상장 후 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목표 기업가치를 1조원 선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격적인 IPO 추진을 위해서는 실적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가 남은 상황이다. 게다가 여행 산업 특성상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클이 극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한 한인 민박 전문 플랫폼 '민다'와의 법적 공방 이슈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앞서 민다는 마이리얼트립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민다가 20년간 구축한 핵심 데이터베이스(DB)를 마이리얼트립이 무단으로 탈취했다는 것이 골자다.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데이터 탈취와 도용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마이리얼트립의 불법 행위를 일부 인정해 총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리얼트립이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하려면 계절적 실적 변동성과 신뢰 이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투자자들 입장에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와 브랜드 신뢰 회복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