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창립 61주년 "펜은 여전히 권력보다 무겁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지난 1964년 군사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출범한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61주년을 맞았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념행사는 단순한 축하 자리가 아니라 권력과 자본, 허위정보 시대 속에서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통해 한국기자협회의 뿌리를 군사독재에 맞선 투쟁의 구심체로 규정했다. 다만 현재의 투쟁 대상은 허위조작 정보와 선동이라고 지목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사실 보도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투쟁의 구심체로 탄생했다. 지금은 투쟁 대상이 바뀌어 허위조작 정보와 선동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실에 충실한 보도가 지속되도록, 한국기자협회가 중심이 되어주길 바란다. 정부는 공정한 언론 환경을 구축하고, 언론이 전하는 진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 이재명 대통령

이어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지난해 불법 비상계엄 사태 때 언론인들이 현장을 기록하며서 저항한 것은 협회 정신의 연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시대의 도전 속에서도 진실 보도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협회는 창립 이후 펜이 칼보다 강하고, 진실의 무게가 권력보다 무겁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다. 지난해 12월 불법 비상계엄 사태 당시 언론인들은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불법에 저항하고 역사의 현장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진실 보도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


창립 당시 기자협회는 △언론자유 수호 △기자 권익 옹호를 핵심 강령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언론이 맞닥뜨린 환경은 당시와 성격이 다르다. 권력의 직접적 탄압은 줄었지만, △가짜뉴스 △AI 생성 콘텐츠 △플랫폼 종속 같은 새로운 변수들이 신뢰도를 잠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계엄 정국에서 진보·보수 매체가 공통의 가치로 움직인 경험은 언론이 위기 때만이 아니라 평시에도 사실을 위한 연대를 구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임을 시사한다.

"기자는 국민과 권력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민주주의를 지키는 울타리다. 창립61주년을 맞아 성숙하고 건강한 언론으로 도약하길 응원한다." - 우원식 국회의장

"지난해 계엄 정국에서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가 하나가 되는 꿈같은 일을 경험했다. 과방위원장이면서 민주당 내 언론개혁특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 등을 두고는 시민사회와 언론인들의 인식 차이가 컸었는데 내란 사태 이후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이번 행사에서는 기자들의 사진 공모전 시상과 함께 지자체에 대한 감사패 수여가 이뤄졌다. 특히 공모전에서는 경상일보 김동수 기자가 최우수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에는 △김경민(KBS) △손세호(제주MBC) △최주연(한국일보) △신영철(뉴스타파) △민웅기(일요신문) △이새롬(더팩트) △서영(강원도민일보) 기자가 각각 수상했다. 이승철 기자(KBS)와 김주영 기자(MTN)는 니콘상과 캐논 특별상을 받았다. 이외 24명의 기자에게 장려상이 수여됐다.  

언론의 본질적인 과제는 '신뢰'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언론개혁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기자협회가 언론 내부의 윤리·품질 혁신까지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자협회가 앞으로 맞이할 10년은 과거처럼 외부 탄압에 저항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부 자정과 디지털 전환 속 주도권 확보가 병행돼야 하는 시기다. 1964년 창립 정신이 오늘날에도 힘을 발휘하려면 기자협회는 과거의 상징이 아니라 미래의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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