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IB 증권사들이 속속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인가에 도전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도전한 데 이어 NH투자증권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 중 NH투자증권이 IMA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 자금을 통합해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형태의 계좌다.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2017년 도입된 후 시행되지 못했으나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IMA를 활용하면 기존에 운용하던 발행어음과 더해 자기자본의 300%까지 자금 조달을 늘릴 수 있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이내지만 IMA는 중장기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수신한 자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투자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CMA보다 투자 범위가 넓다.
IMA 사업에 도전하려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IB여야 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만 이번 인가에 도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선 2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5200억원으로 가장 많다. 또한 발행어음을 가장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곳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짧은 만기의 금융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말 발행어음 잔액은 17조9700억원으로 나타났다. 21조원 한도 중 85%를 사용했다. IMA 인가를 받으면 30조원대까지 운용할 수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IMA을 확보할 경우 발행어음(별도 자기자본의 200%)에 더해 자기자본의 100% 수준에 달하는 추가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해진다”며 “금리 하락 및 유동성 증가 국면에서 운용 성과에 따라 발행어음을 상회하는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이익 측면의 모멘텀은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3000억원이다. 현재 발행어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아 IMA 사업 선점에 방점을 찍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말 발행어음 잔액은 8조307억원으로 20조4000억원 한도 중 39%를 소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강점을 가진 영역인 프리IPO 및 비상장 투자, 해외 대체투자 등이 IMA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MA 인가를 받을 경우 빠르게 확장하기 보다는 발행어음 운용과 같이 속도를 조절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전무(CFO)는 “IMA는 기존에 없었던 유형의 금융투자상품으로, WM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원금보장형 상품이며 일정 부분 손실충당 인식도 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구체적인 상품 조건, 형태, 운용 자산 등에 있어 면밀한 검토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급하게 확장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으며 차근차근 성과를 지켜보며 속도조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했다. 2분기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약 7조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발행어음 잔액이 여유로운 상태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말 발행어음 잔액이 7조8658억원으로 한도의 절반 수준을 소진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상위 신용등급인 AA+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은행계 지주 소속이라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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