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통신 3사가 올해 2분기 합산 1조657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고로 가입자와 수익이 급감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실적 격차가 벌어졌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은 3사 합산 15조6106억원으로 7.9%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에 육박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3383억원으로 37.1% 감소하며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반면 KT는 105.4% 급증한 1조148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첫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도 19.9% 증가한 3045억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SK텔레콤은 4월 발생한 해킹 사고로 무선 가입자가 한 분기 만에 106만명 순감했다. 점유율도 40% 밑으로 떨어졌다. 유심 무료 교체, 대리점 보상, 요금 50% 인하 등 후속 조치로 영업비용이 2조8840억원으로 5.2% 증가했다. 과기정통부의 보안 강화 명령과 과태료 부과,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보안 투자 계획까지 더해지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이탈 수요를 흡수했다. KT는 같은 기간 104만6000명, LG유플러스는 84만2000명의 가입자를 새로 확보했다. KT의 호실적은 가입자 증가 외에도 부동산과 클라우드 부문이 견인했다.
자회사 KT에스테이트는 서울 광진구 롯데이스트폴아파트 분양으로 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KT클라우드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매출이 23% 증가했다. 그룹 계열사 기여 영업이익은 5461억원으로 1년 새 4배로 뛰었다. 지난해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임단협 일정 변경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AI 신사업은 3사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AIX 매출이 각각 13.3%, 15.3% 늘었고, AI 비서 ‘에이닷’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KT의 AI·IT 사업 매출은 3176억원으로 13.8%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IDC) 매출이 963억원으로 5% 늘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해킹이라는 돌발 변수가 시장 판도를 단기간에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3사 모두 보안 신뢰성 강화와 AI·인프라 신사업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이 향후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