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타격감이 워낙 안 좋다 보니.”
NC 다이노스 오른손타자 박건우(35)는 통산 3000타석 이상 소화한 KBO리그 전, 현직 모든 타자를 통틀어 통산타율 1위다. 0.325다. 박건우보다 통산타율이 높은 타자는 0.340의 이정후, 0.330의 장효조밖에 없다.

그런데 박건우는 올 시즌 83경기서 245타수 70안타 타율 0.286 6홈런 46타점 OPS 0.789다. 박건우의 애버리지는 3할도 아니고 3할2푼인데, 박건우답지 않은 성적이다. 5~7월에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다. 이 기간 월간타율이 0.258, 0.274, 0.222였다.
그러나 박건우는 현재 ‘애버리지의 법칙’을 증명한다. 결국 타자가 자신의 애버리지에 수렴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말하는 애버리지는 타율을 넘어서서 수년간 보여줬던 능력을 대략적으로 수치화한 것을 의미한다. 현장에선 3년, 어떤 선수는 4~5년 정도 비슷한 수치를 내야 그게 그 선수의 애버리지라고 말한다.
박건우의 애버리지는 기록이 말해주듯 0.325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때렸다. 작년엔 부상여파로 규정타석을 못 채웠지만 0.344였다. 두산 베어스에서 주축으로 자리잡은 2015년에도 0.332였다. 이를 더하면 10년 연속 3할을 쳤다.
그런 박건우가 83경기를 치른 시점, 8월에도 2할8푼대인 건 놀랍다. 그러나 박건우는 8월 들어 8경기서 28타수 12안타 타율 0.429 2홈런 8타점이다. 0.267로 끝난 7월이었는데, 8월의 3분의 1이 지나자 0.286이다. 시즌 막판 3할을 찍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박건우는 10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서는 2회말 김건국의 145km 포심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좌월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올해 6홈런 중 KIA를 상대로만 3홈런, 심지어 2개는 만루홈런이다. KIA를 상대로 9경기서 4할. 이는 표본이 적으니 애버리지 법칙대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박건우에겐 기분 좋은 기록이다. 이에 힘입어 자신의 애버리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박건우는 “요즘 적극성이 좀 떨어졌다. 타격감이 워낙 안 좋다 보니까 공을 많이 보고 출루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내 색깔을 많이 잃어버렸던 것 같다. 타격감은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잘 맞다 보면 적극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고, 아니면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KIA전 강세는 역시 의식하지 않았다. 박건우는 “그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다른 팀들과 할 때도 더 잘 치면 좋겠다. 타격감이 안 좋다 보니까 혼자 공부를 많이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중요한데, 우리 선수들이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초반 주전 중견수를 맡았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예전의 움직임은 아니라고 판단, 익숙한 우익수를 맡겼다. 손아섭(한화 이글스)이 떠난 현재, 박건우는 우익수와 지명타자를 오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손아섭이 떠났으니 최고참으로 팀의 무게중심을 잘 잡는다. 이적생 홍종표와의 상담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애버리지도 올리고, 팀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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