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제 2의 오승환' 박영현(KT 위즈)이 시즌 30세이브를 선착했다 7월 평균자책점 6.75로 흔들렸지만, 8월 1.59로 부활했다. 박영현은 그 비결로 7월 25~2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 3연전을 꼽았다.
박영현은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세이브를 기록했다.
생애 첫 30세이브다. 종전 기록은 2024년 기록한 25개. 일찌감치 작년 기록을 깼고, 드디어 A급 마무리 투수의 증표인 '30세이브'를 작성했다.
리그 세이브 1위가 됐다. 박영현은 김원중(롯데 자이언츠)과 세이브왕을 다툰다. 지난 2일 김원중이 29세이브를 기록,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김원중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고, 박영현이 야금야금 간극을 좁히다 1위에 올라선 것.

10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박영현은 "아프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게 제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즌 끝날 때까지 안 아픈 것과 팀의 가을야구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앞서 언급한 대로 8월부터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박영현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일단 제구가 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카운트 싸움이 되니까 시합이 된다"고 밝혔다.
8월 상승세를 탄 비결은 무엇일까. 박영현은 "너무 생각에 잠기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가운데만 보고 던지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월 25~27일 수원 삼성전을 언급했다. 박영현에겐 아픈 기억이다. 25일 박영현은 ⅓이닝 1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9회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손동현의 1이닝 2K 무실점 호투가 없었다면 성적은 더욱 나빴을 터. 27일 경기 역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박영현은 "(25일) 삼성전 강판되고, 다음 경기(27일) 강민호 선배에게 홈런 맞고, (이)재현이에게 안타 맞고 그런 거 신경 안 썼다"며 "그날부터 제가 좋아졌다. 그냥 가운데 보고 던지려고 했다. 타자가 쳐야 경기가 되는 거니까. 그걸로 인해서 제구도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 타자랑 못 싸우고 저랑 싸우다 보니 (투구가) 잘 안됐다"라면서 "저는 타자와 무조건 승부를 해야 하는 투수인데, 저만의 세계에 빠져서 안 좋은 생각만 계속하니까 부정적으로 되더라.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고 항상 웃으면서 지내다 보니까 좋아졌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돌파다. 지난 2022년 김재윤(현 삼성)이 33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박영현은 "(김)재윤이 형도 좋아지고, 저도 좋아졌다"라면서 "'(김)재윤이 형, 저 돌아왔습니다!' 이러면서 장난을 쳤다"고 웃었다.
6일 오승환이 은퇴를 선언했다. 박영현은 8일 오승환과 짧게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영현은 "(오)승환 선배가 안 아픈 게 최고라고 하셨다. 아프면 안 된다고 하시고, 운동 열심히 하고, 올라가서 잘 던지라고 말해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승환의 수많은 기록 중 경신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 박영현은 "그런 생각은 하나도 안 한다. (오)승환 선배의 기록은 제 우상의 기록이다. 그냥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며 팬심을 숨기지 못했다.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제가 뒤에서 잘 막고 경기를 끝내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많이 응원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인터뷰 도중 안현민이 난입했다. 두 선수는 2022 드래프트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안현민은 자신이 박영현의 정신적 지주라고 주장했고, 박영현은 안현민에게 빠지라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두 사람은 "서로 물고 뜯는 하이에나 같은 사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한 오승환에 대해 말할 때 우규민이 지나갔다. 박영현은 우규민을 향해 "선배님도 제 우상이십니다"라며 허리를 숙였다. 우규민은 "이럴 때만 이야기한다"라면서도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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