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100% 날벼락 관세' 예고…삼성전자·SK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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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대해 약 100%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제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와 칩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애플처럼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마련했거나, 확실하게 미국 내 생산을 약속한 기업에는 비용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외 조건을 뒀다. 반도체 관세 부과 시 미국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 기업이 미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제조활동을 해야 하는지, 반도체 관세가 부과될 시점은 언제부터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내주 정도”(next week or so)에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도체 관세의 경우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상무부가 국가 안보 위협 품목 정밀 조사를 거쳐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까지 절차상 시차가 발생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고사양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원가 부담, 가격 상승 압박 등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 중인 시스템 반도체는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 중인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는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한국(화성·평택), 중국(시안) 등에서 생산되고 있어 고율 관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한국 이천·청주 공장뿐 아니라 중국 우시(無錫)와 다롄(大連)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이들 제품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거나 미국 기업에 공급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100% 관세가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모든 조사 대상이 관세에 포함될 경우 반도체 제조업체뿐 아니라 △삼성전기 △LG이노텍 △SK실트론 등 부품·장비업계도 관세폭탄 사정권이다.

한편,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한국·일본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세율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괄 15%'로 관세 적용받는 EU와 달리 한국과 일본은 '기존 관세+15%'로 적용받는다.

EU 산 제품에 3%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었다면 미국에 수출시 일괄적으로 15% 세율을 따르게 되지만 3% 관세의 적용을 받던 한국과 일본 제품은 기존 관세에 더해 총 18%의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거의 대부분 제품에 무관세가 적용돼, 상호관세로 부과된 15% 외 추가 관세가 붙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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