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위치한 전원마을인 ‘동산마을’에서 재벌가 소유 부지에 대형 음식점 브랜드의 입점이 예정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말이었던 지난 2일 동산마을 주민 60여명은 마을 입구에서 ‘청담추어정’ 입점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주민들은 “하루 150여대의 차량이 드나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음식점이 마을 진출입로 초입에 들어서게 되면 생존권, 재산권을 위협받게 된다”며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적극 개입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시 수정구 시흥사거리에 인접한 동산마을은 1988년 서울공항 조성 당시 강제 이주된 주민들을 위해 조성된 단독주택 마을로 현재 4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하나뿐인 동산마을 진출입로 초입에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막내딸인 서모씨가 소유한 1968평 규모의 부지가 있고, 1986년 서씨가 매입한 이후 소매점과 이미용 시설로 이용돼왔다.
문제는 이 부지가 청담추어정이라는 대형 음식점에 임대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부지에는 음식점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주민들은 음식점 임대사실을 지난 4월말 확인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입점 반대활동에 나섰다. 이차선도로보다도 훨씬 좁은 마을길 초입에 대형음식점이 들어서면 안전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서 주민들은 “행정당국은 음식점 허가가 신고제라고만 반복하고 있는데, 정작현실은 하루 수백대의 차량이 몰리는 초대형 음식점이 들어선다”며 “소규모 동네 식당과 대형 음식점에 같은 잣대를 들어대는 건 행정의 책임 방기”라며 성남시에 수정구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들은 “단 한번도 성남시장이나 수정구청장이 현장을 찾아 실태를 파악한 적이 없다”며 “탁상에서 법령만 들여다보는 행정은 주민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주민대표 송모씨는 “토지주측이 주민들에게는 단 한 번 상의도 없이 부지를 임대해버렸다”며 “진출입로를 공유하고 있는 상화에서 이런 결정은 사생활 침해이자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해 청담추어정측은 현재 공정률 80% 수준으로 공사비 20억원을 투입한 상황이라며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는 청담 추어정 입점 철회를 촉구하는 동산마을 주민 성명서 전문이다.
우리 동산마을 주민은 지금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20년 전 소매점과 미장원, 이발소를 입점시키겠다는 말에 진입로를 터줬더니 청담추어정이란 초대형 식당을 입점시키겠다는 인근 토지주의 횡포 때문입니다.
40세대가 살고 있는 마을의 유일한 진출입로 입구에 하루 150대 차량이 드나드는 초대형 음식점이 가당키나 한 발상입니까. 동산마을 진출입로는 시흥사거리와 맞닿아 있어 150대 차량이 일시에 몰리면 교통지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정구청과 성남시는 음식점이 신고제라 행정관청으로선 어쩔 수 없다고 발뺌합니다. 수정구청과 성남시에 묻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음식점이 동네식당입니까, 하루 150대 차량이 드나드는 초대형 음식점을 말하는 것입니까?
시흥사거리 일대의 교통을 마비시킬 만큼 교통유발 효과가 엄청난 초대형 음식점이 들어선다는데 작은 동네식당 허가 규정만 만지작대는 게 진정 시민을 위한 행정입니까?
그것도 모자라 수정구청 위생과 직원이란 사람은 마을 안쪽 길에 추어정 대기차량을 줄 세우겠다는 황당한 안을 대책이라고 던져놓고 항의하는 주민들을 윽박지르기까지 했습니다. 수정구청과 성남시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행정기관입니까, 추어정의 대변기관입니까?
토지주 서미숙씨에게 촉구합니다. 20년 전 토지주의 선의를 믿고 진입로를 터준 동산마을 주민의 신의를 더 이상 짓밟지 말기 바랍니다.
추어정에게 촉구합니다. 현재의 부지는 하루 150대 차량을 소화할 수 있는 초대형 식당 부지가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입점 계획을 철회하는 게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입점 계획을 재고하십시오.
성남시와 수정구청에 촉구합니다. 추어정의 대변기관 역할에 몰두하지 말고 동산마을 40세대 주민의 절규를 들어주십시오. 사고가 벌어지고 교통지옥이 현실이 된 다음에 아무리 사후약방문을 낸 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성남시장과 수정구청장은 동네식당 허가 규정만 들먹이지 말고 단 한 번만이라도 이곳을 방문해 과연 하루 150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현장인지 직접 파악해보기 바랍니다. 동산마을 40세대 주민이 성남시와 수정구청의 주인인 유권자임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곳에서 40년 터를 잡고 살아온 주인입니다. 우리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임을 추어정과 토지주, 성남시와 수정구청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우리는 동산마을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
2025년 8월 2일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동산마을 주민 일동
우리의 구호
동산마을 주민 생명 위협
추호정 입점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시흥사거리 교통마비
추호정 입점 결사반대 결사반대 결사반대
20년 동산마을 신의 짓밟은
토지주 서미숙은 계약을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주민 목소리 외면하고
탁상행정 고집하는 성남시장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추어정 대변하며 마을 주민 윽박지른
수정구청은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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