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큰 무대에서 만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뒤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가 된 손아섭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둔 가운데 NC 다이노스와 '빅 딜'을 성사시켰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외야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는데, 워낙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그 어떤 팀도 한화가 내민 손을 쉽사리 잡지 못했다. 그런데 실행위원회 일정 소화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손혁 한화 단장이 임선남 NC 단장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마침내 한화가 목표를 달성했다.
올 시즌이 끝난 후에는 세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던 손아섭을 데려오는 대가로 2026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3억원을 NC에게 건넸다. NC는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와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코너 외야진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상황이었고, 어차피 계약 만료까지 몇 경기가 남지 않은 손아섭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손아섭은 수비력이 KBO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는 아니지만, 팀이 필요로 할 때에면 언제든 코너 외야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게다가 2023시즌에는 생애 첫 타격왕을 손에 넣는 등 공격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 한화 입장에서는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면서 미래의 일부를 포기했지만, '현재'의 전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최근까지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손아섭은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29순번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으면서, 부산에서 프로 생활을 먼저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전준우가 롯데에 입단하게 됐는데, 이들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절친'이다. 2021시즌이 끝난 후 손아섭이 팀을 옮기기 전까지 이들은 무려 14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손아섭이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뒤에도 이들의 관계는 변함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 2일 1-2로 뒤지던 9회초 대타로 출전해 천금같은 동점타를 터뜨리며 롯데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뒤 취재진과 만난 전준우는 인터뷰 말미, 손아섭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손아섭이 한화로 이적하게 되면서, 이들이 가을무대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게 된 까닭이다.
'손아섭이 한화로 이적하면서, 이제 큰 경기에 만난 확률이 커졌다'는 말에 전준우는 "너무 좋죠. 그림 나오잖아요!"라고 활짝 웃었다. 한솥밥을 오래 먹었던 영향도 있지만, 롯데가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손아섭과 전준우는 그동안 한 번도 가을무대에서 만남을 갖지 못했다. 불명예 기록이긴 하지만, 이들은 최장 기간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의 최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준우는 '절친' 손아섭의 이적을 반겼다. 그는 "(손)아섭이가 1등 팀에 가서, 나도 너무 좋다. 1등 팀에 가면, 선수로서 텐션을 비롯해 마음가짐 자체도 달라질 것이다. 아섭이와 통화도 했는데 '진짜 잘해야 되겠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정말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가득 담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준우도 당연히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의 사진을 봤다. 전준우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에 대한 물음에 "어색하더라. 특히 한화가 여름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서 더 어색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금방 융화가 되는 선수라서, 팀에 잘 녹아들 것이다. 특히 한화에는 노시환, (안)치홍이도 있고, 친한 선수도 많다"고 말했다.


전화 통화에서 '가을에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전준우는 "그렇게까지 딥하게 들어가진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을무대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면,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은 게 전준의 마음이다. '캡틴'은 '그래도 만난다면 한국시리즈?'라는 말에 "아 그럼요"라며 "큰 무대에서 만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도 이날 전준우의 활약 덕분에 56승째를 손에 쥐며, 선두 한화와는 격차를 4.5경기로 좁혔고, 2위 LG와는 4경기, 4위 SSG 랜더스와는 5경기 차를 유지하며, 3위로서의 입지를 더 굳건하게 다졌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