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동서발전 사장,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곤혹’

시사위크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취임 후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면서 현장의 안전관리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동해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 동서발전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취임 후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면서 현장의 안전관리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동해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 동서발전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동서발전이 운영하는 동해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최근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사고인 만큼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 동해화력발전소서 하청노동자 작업 중 추락사… 사고 원인 조사 중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최근 동해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30대 노동자 김모 씨의 사망사고와 관련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반쯤,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A씨는 임시 가설물인 비계(작업발판)을 해체하던 작업을 하던 중 8m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추락 직후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함께,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다.

동서발전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단계라 현재로선 뭐라 드릴 말이 없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월 2일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인 고(故) 김충현 씨가 공작기계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숨진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가운데 발생했다. 발전소 현장에서 인명 사고는 최근 몇년 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노동계와 정치권 일각에선 반복적인 사고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태안화력 고(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달 3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발전소 하청노동자의 연쇄 사망에 따른 정부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태안화력발전소와 동해화력발전소 모두 발전 공기업”이라며 “이번에도 희생자는 하청노동자였다. 반복되는 죽음은 예외적 사고가 아니라 정부가 만든 구조적 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고용안전협의체 구성과, 진상규명, 구조를 바꾸는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강원도당도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위를 조사하는 경찰은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발전소 하청 구조 해결 및 고용불안 해소하고, 실질적인 이행 구조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성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전 최우선 다짐 행사’ 나흘만에 현장사고

동해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동서발전 

이번 사고는 동서발전이 ‘안전 최우선 다짐 행사’를 개최한 지 나흘 만에 발생했다. 동서발전은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울산 중구 본사에서 경영진, 노동조합, 협력사 등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도 안전 최우선 다짐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중장기 경영전략과 연계한 최고경영자의 신(新)안전보건경영방침 선포, 안전문화활동 우수자 발표회, 시상식으로 구성됐다. 임직원들은 이날 행사를 통해 ‘안전 최우선’ 가치를 직접 체감하고 실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권명호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안전은 동서발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강조하면서 “오늘 선포한 안전보건경영방침을 의사결정과 행동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짐이 무색하게 나흘 만에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권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권 사장은 울산시의원, 울산시 동구청장, 제21대 국회의원(국민의힘)을 역임한 정치권 출신 인사로 지난해 11월 동서발전 사장에 취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 당시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면서 발전소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와 안전의식의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사고 경위 조사 결과에 따라 고용당국의 후속 조치가 있을 전망이다. 발전소 현장 내 잇단 인명사고와 맞물려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곤혹’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