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순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대손비용 증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모양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하반기 전망도 좋지 못해 업계의 고민이 깊다.
◇ 상반기 카드업계 순익, 전년 대비 18%↓
금융권에 따르면 6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1,15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3,625억원) 대비 18% 감소한 규모다.
6개 카드사 중엔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우선 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3,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지난해 이어 상반기에도 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이익 성장 흐름이 꺾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카드 측은 수익감소 배경에 대해 “카드이용금액과 상품채권 잔고 성장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 등 영업수익은 증가했지만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금융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워크아웃 접수액 증가 등으로 대손비용이 늘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도 순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2,46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손비용 부담 증가 영향 등이 순익 배경으로 제시됐다.
KB국민카드 역시 같은 이유로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줄었다. 이어 우리카드는 9.5%, 하나카드는 5.5%씩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순익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익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 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현대카드 측은 “상품경쟁력 강화에 따른 신용판매 취급액·회원수 증가로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가맹 수수료 인하에 대손비용 부담… 하반기엔 카드론 규제까지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는 3년에 돌아오는 적격비용 재산정 절차에 따라 여러 차례 인하돼왔다.

올해도 새롭게 개편된 수수료체계가 도입되면서 업계의 수익 기반은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중소·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은 최대 0.1%p(퍼센트포인트) 인하된 바 있다. 여기에 경기악화로 취약차주의 연체율까지 상승하면서 업계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졌다.
업계는 비용 절감에 주력하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포함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으로 카드사들은 카드론 한도를 타 금융기관의 신용대출과 합산해 차주의 연소득 100%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제로 카드론 대출 영업 위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비용 효율화, 새로운 먹거리 발굴 등에 나서고 있으나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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