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 광산구가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침수 피해를 대폭 줄이며 '침수 도시'라는 오명을 떨쳐내고 있다.
2020년 폭우로 15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던 광산구는 올해 유사한 강수량 속에서도 피해액을 106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5년간 이어진 하천 정비와 디지털 대응 시스템 구축, 농촌지역 배수 개선 등 '예방 행정'이 효과를 본 셈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광산구에는 454.6㎜의 폭우가 쏟아졌다. 하루 평균 55.8㎜에 달하는 강수량이다. 2020년 8월7일, 하루 만에 211㎜가 쏟아지고 이틀간 누적 398㎜를 기록했을 당시와 비슷한 강도의 폭우였다.
당시 광산구는 황룡강 제방 붕괴, 하천 범람 등으로 공공시설 130억원, 민간시설 26억원 등 총 156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올해는 피해 양상이 달랐다. 공공시설 피해는 75억 원, 민간은 31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은 106억 원에 머물렀다. 2020년 대비 32% 줄어든 수치다.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광산구는 5년 전 참사를 계기로 '호우 대응 체계' 전반을 재정비했다.
우선 도심과 하천, 농촌을 가리지 않고 배수 인프라 정비에 집중했다.
풍영정천 등 주요 하천 18곳은 준설 작업으로 하천 바닥의 퇴적물을 제거했고, 상습 침수지역 10곳은 하수관 4.3㎞를 정비했다. 막힘의 주요 원인이던 빗물받이 3655곳도 청소하고 보수했다. 특히 우산동 일대는 우수저류시설의 저류 용량을 2만2000㎡까지 확충해 침수 예방 효과를 키웠다.
첨단 기술도 대응 체계에 접목됐다. 디지털트윈 기반 도시침수대응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하천 수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 수위 도달 시 원격으로 배수문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주민 관리자 교육과 펌프장 가동 훈련도 병행했다.
농촌 지역 역시 방치되지 않았다. 광산구는 2020년 이후 농업 생산 기반시설 정비사업을 통해 용·배수로 14.3㎞를 정비하고, 저수지 5곳을 보강했다. 산사태 취약지 81곳 중 47곳은 집중 점검 대상지로 삼아 연 2회 정밀 점검을 실시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2곳은 사방사업을 시행했다.
위기 대응도 민첩했다. 하천 진출입로 등 145곳은 사전 통제했고, 재난 문자와 마을 방송으로 침수 상황을 실시간 안내했다. 침수가 불가피한 지역 주민 178명은 학교와 경로당, 숙박시설 등 임시 주거시설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광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내년에는 폭우 피해액을 2020년 대비 50%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동곡배수펌프장 고압스크린 설치와 시설 보강, 송정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송정 지구에는 2027년까지 배수펌프장과 우수관망을 확충할 예정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장 중심 대응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더 큰 재난을 미연에 막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광산구의 5년간의 '물과의 싸움'은 단순한 시설 보완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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