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금의 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8실점(8자책)로 부진하며 시즌 3패를 기록했다.
2022년 30경기에 등판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다르빗슈는 2023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87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연장계약 첫 시즌 24경기에서 8승 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부진했던 다르빗슈는 지난해에는 개인적인 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으나, 16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31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의 스타트는 너무나도 아쉬운 편이다. 부상 재활로 인해 전반기 내내 공백기를 가졌던 다르빗슈는 지난 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는데, 첫 등판에서 3⅔이닝 2실점(2자책)을 기록하더니, 두 번째 등판이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에서도 4⅔이닝 4실점(4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다르빗슈는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는 5이닝 3실점(3자책)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상궤도에 오를 것처럼 보였으나, 이날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스리런홈런만 두 방을 맞는 등 3⅓이닝 동안 무려 8실점(8자책)으로 박살이 났다. 타선의 활약 덕분에 다르빗슈는 패전을 면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으나, 샌디에이고가 7점을 뽑는데 그치면서, 다르빗슈는 3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현재 다르빗슈는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역대 최다승에 도전하고 있는데,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하기 위해선 앞으로 14승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신기록을 작성하기 위해선 15승이 필요하다. 올 시즌을 포함해 3시즌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매년 부상을 당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렇게 부진한 모습까지 거듭할 경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다르빗슈는 지난 2월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느끼면, 야구를 그만둘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던 만큼 이런 모습이 지속될 경우 스스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다르빗슈는 지난해 개인적인 일로 연봉의 일부를 받지 않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일본 '풀카운트'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 결과에 대해 "지금의 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책했다. 다르빗슈는 "불펜 피칭은 매우 좋았고, 첫 이닝도 좋은 느낌으로 던졌지만, 2회에 볼넷을 허용한 뒤 콘트레라스에게 홈런을 맞았다. 중요한 순간에 강한 공이 아니면, 볼이 가운데로 몰리는 것 같다. 그리고 3회에는 다시 좋아졌고, 기복이 심했던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은 이어졌다. 다르빗슈는 "결정구를 던지려는 순간에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이건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벌써 21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도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기 중 변화를 주는 등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날 다르빗슈는 경기 중 투구판을 밟는 위치에도 변화를 줬었다고. 그는 "지난 1~2년은 3루쪽을 밟고 던졌지만, 오늘 처음으로 투구판 가운데를 밟았다. 하지만 가운데를 밟고 던져도 투구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경기 도중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르빗슈는 1승만 추가할 경우 구로다 히로키(미·일 203승)를 넘어 미·일 통산 역대 최다승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시즌 첫 등판부터 이날까지 4경기에서 다르빗슈는 1승도 쌓지 못한 채 3패만 기록 중이다. 이에 다르빗슈는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고 계셔서, 나도 정말 승리하고 싶은 마음은 강하지만, 그걸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팬 여러분들뿐만 아니라, 팀에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다르빗슈는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계속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의 컨디션이나, 지난 4일 동안 해왔던 것들, 무엇이 잘못됐는지 제대로 돌아보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과연 다르빗슈가 다음 등판에서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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