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이전’으로 보는 이재명 대통령 ‘지방 발전’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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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이전 공약은 궁극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도다. 부산을 비롯해 울산, 경남 등을 해양수도권으로 키워 현재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25일 부산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는 이와 관련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 행정·교육·기업 집적화… 부울경 ‘해양수도권’ 밑그림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경대학교 부경컨벤션홀에서 진행된 ‘부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제 일극 체제, 집중화 전략, 불균형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이제는 균형 발전이 정부의 시혜, 배려, 어려우니까 도와주자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국가 생존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이 대통령의 지방 균형 발전의 핵심은 권역별 특색 있는 발전 모델을 통해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부터 지역이 버텨낼 힘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양수산부 이전’은 이 대통령의 지역 균형 발전 구상의 방법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무부처의 이전을 시작으로 행정과 사법의 ‘집적화’를 이루겠다는 게 일차적 목표다. 정부는 해수부 연말 이전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해사전문법원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부울경이 이러한 지역 균형 발전 계획의 최적의 입지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의 경우 세계적 항만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조선 벨트가 형성돼 있다는 점 등에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부울경은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쟁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부울경마저도 권역별 발전 전략에서 수도권 경쟁에 밀리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8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뉴시스
지난 1월 8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뉴시스

일차적으론 행정 기능을 부산으로 옮기는 것이지만, 궁극적 목표는 관련 기업의 이전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HMM 부산 이전을 공약한 것도 이러한 취지다. 문제는 기업의 지역 이전을 위해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주목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해양 수산과 관련한 고등 교육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이를 활용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날 “해양수산과 관련해서는 전국에서 부산에 있는 대학들이 전국에서 탑이 되는 가장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그런 대학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북극 항로 개척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도 정부가 동남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겠다는 또 하나의 이유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 역시 조속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이를 위한 거점도시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지역의 인프라는 세계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를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그중에서도 특히 부산이 북극 항로 개척에 따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금이라도 속도를 내서 항만 물류 중심 도시로, 동북아 중심 도시로 발전하는 방안이 뭔지를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사법원 문제나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 문제도 최대한 시간을 줄여서 신속하게 해 볼 생각”이라며 “부산을 중심으로 우리가 새로운 희망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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