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몰랐던 강선우의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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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전격 사퇴했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되자 회의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전격 사퇴했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되자 회의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전격 사퇴했다.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지 한 달 만이고,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지 8일 만이다.

강 후보자의 사퇴는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사퇴할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고, 대통령실도 사퇴 발표 약 1시간 전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 “국민께 사죄·대통령께 죄송”

이날 오후 3시 47분 강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 죄송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 의지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가 사퇴를 선택한 건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불거진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논란과 청문회 ‘거짓 해명’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더해 강 후보자가 과거 지역구 관련 민원을 들어주지 않자, 여성가족부 일부 예산을 삭감했다는 취지의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진보 진영 내에서도 강 후보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조국혁신당과 정의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참여연대, 여성단체 92곳은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 요구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소속 정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강 후보자가) 최소한 ‘국민 수용성’ 부분에 있어선 과락 점수를 받는 상태”라고 지적했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한규 의원도 “(강 후보자가) 진솔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 17분 전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 후보자님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다만 박 의원은 강 후보자와 따로 얘기를 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강유정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강유정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급작스러운 ‘사퇴’

이번 강 후보자의 사퇴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사퇴 소식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고, 대통령실도 강 후보자가 사퇴를 발표하기 약 1시간 전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강 후보자는 오늘(23일) 오후 2시 30분경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고, 비서실장은 이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 후보자는 자진 사퇴 의사를 대통령실에 알린 지 1시간가량 이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대변인은 “저도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의사에 대해선 잘 몰랐다”며 “(우상호) 정무수석 역시 특별히 (민주당) 원내와 상의한 사안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말하며, 자진 사퇴 배경에 대해 “저희도 강 후보자에게 따로 연락받거나 한 건 아니고, (강 후보자의) SNS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강 후보자가) 공표를 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 대부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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