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전반기처럼 하면 (주전) 안 뺏길 것 같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볼파크에서 올스타전을 앞둔 김호령(33, KIA 타이거즈)에게 물었다. 후반기에 주전들이 돌아오는데 주전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은지. 그러자 김호령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위와 같이 말했다.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김호령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다. 그냥 자신감을 갖는 게 아니라, 준비된 자가 자리를 차지한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호령은 올 시즌 이범호 감독의 조언으로 오픈스탠스를 스퀘어스탠스로 바꾸면서 타구의 질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오픈스탠스 자체가 몸쪽 공략에 유리한데, 바깥쪽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 이범호 감독은 안타까웠다.
그래서 아예 다리를 닫고 공략할 수 있는 코스만 확실하게 공략하게 했다. 물론 바깥쪽 공략은 다소 불리해질 수 있지만, 그보다 잘 칠 수 있는 코스를 좀 더 잘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다리를 닫은 김호령은 가운데 코스, 몸쪽 코스의 공을 제법 힘 있게 좌측, 좌중간으로 보낸다. 올해 장타력과 정확성이 몰라보게 좋아진 이유다.
전반기 48경기서 타율 0.284 2홈런 24타점 20득점 5도루 출루율 0.363 장타율 0.432 OPS 0.795다. 김호령은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감독님이 말씀한대로 해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솔직히 처음엔 잘하다 ‘못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그래도 그냥 똑같이 해보자고 했다. 이게 진짜 좀 잘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화와의 전반기 막판 3연전서는 우측으로 강한 타구가 나오기도 했다. 부챗살타법에 눈을 뜬 걸까. 김호령은 웃더니 “당기고 싶어서 당겨도 타이밍이 늦으면 우측으로 간다. 몸쪽 깊숙하게 와서 쳤는데 늦어서 우측으로 타구가 나왔다”라고 했다.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나성범과 김선빈, 이의리가 복귀한다. 김호령은 “팀으로선 플러스다. 엄청 좋을 것 같다. 후반기에 팀이 위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입지에 대해 “솔직히 전반기처럼 하면 주전은 안 뺏길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나성범이 돌아오면 최원준이 붙박이 주전 우익수를 맡지 못할 전망이다. 나성범과 김호령이 붙박이로 뛰고 최원준, 이우성, 오선우가 외야 나머지 한 자리를 돌아가며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발 빠르고 수비를 잘 하는 김호령은 KIA에 여러모로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호령은 “주변에서 좋게 봐주신다. 솔직히 내가 잘 해서 (전반기 막판 KIA 상승세)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후반기는 솔직히 욕심도 없다. 진짜 2할8푼 정도만 유지하고 싶다. (김)도영이까지 돌아와서 1~2위를 하면 좋겠다. 도영이와 한국시리즈에 같이 뛰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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