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역수출 신화의 원조는 역시 메릴 켈리(37,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켈리는 이번달에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켈리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하고도 시즌 5패(7승)를 떠안았다.

호투하고도 애리조나 타선의 지원을 단 1점도 받지 못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켈리가 억울할 건 없을 듯하다. 아니, 오히려 조용히 웃을 수 있다. 또 한번 호투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가치를 올렸기 때문이다.
애리조나는 9일 경기 패배로 45승47패,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7위다. 3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5.5경기 뒤졌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선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후반기에 뒤처진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즉, 올 시즌 애리조나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 더구나 에이스 코빈 번스를 비롯해 몇몇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장기레이스에서 생존할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애리조나를 이끄는 간판투수 켈리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켈리는 올 시즌을 마치면 애리조나와의 2+1년 2500만달러 계약을 마친다.
현재 미국 언론들은 켈리가 애리조나에 대한 애정이 커서, 트레이드 되더라도 시즌 후 FA 시장에서 다시 애리조나와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단, 이번달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팀을 옮겨 포트시즌 컨텐더 구단의 호성적을 이끌면 FA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몸값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뒤 2019년부터 7년째 애리조나에서만 뛰고 있다. 통산 159경기서 60승49패 평균자책점 3.77, 935.1이닝, 851개의 삼진을 잡았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모든 투수 중 이 정도의 실적을 쌓은 선수가 없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켈리는 포심 평균 91.8마일을 구사한다. 체인지업, 커터, 싱커, 커브, 슬라이더 순으로 구사한다. 체인지업과 커터의 피안타율이 각각 0.182, 0.145에 불과하다. 특히 커터의 수직무브먼트가 리그 평균보다 3.5인치 좋다.

켈리는 내년에 38세다. 때문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모든 선수 중 최대규모 계약(4년 8000만달러, 2019-2020 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보유한 류현진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5년 전 류현진과 버금가는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켈리에겐 8~9월, 나아가 포스트시즌 성적이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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