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그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SSG 랜더스의 주포 한유섬이 결승 투런 홈런을 쳤다. 하필이면 김광현이 내려간 뒤 홈런이 나왔다. 한유섬이 야수를 대표해서 한 마디를 남겼다.
SSG는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7-1로 승리했다.
중반까지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SSG가 2회 2사 만루에서 조형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냈다. KT는 4회 멜 로하스 주니어의 2루타와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양 팀 선발들은 모두 호투했다. 배제성은 5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60~70구 정도 투구가 예정됐지만. 이를 훌쩍 넘긴 82구를 던졌다. 올 시즌 첫 5이닝 투구다. 김광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삼자범퇴는 2회와 5회뿐이었다. 그만큼 KT 타선은 끈질겼다. 하지만 김광현은 실점을 최소화했다.
김광현이 5회를 끝내자 투구 수는 91개에 도달했다. 이숭용 감독은 6회초부터 노경은을 투입했다. 노경은은 깔끔하게 6회를 틀어막았다.


한유섬이 SSG의 혈을 뚫었다. 6회말 선두타자 최정이 바뀐 투수 원상현에게 안타를 뽑았다. 1-0 카운트에서 원상현의 2구 체인지업이 몰렸다. 한유섬이 이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0호 홈런. 이후 흐름을 탄 SSG 타선은 7회 1점, 8회 3점을 추가했다. 불펜진도 실점하지 않았다. SSG는 7-1 완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이 내려가자 결승 홈런이 터졌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올해 김광현은 5번의 노디시전을 기록했고, 이 경기의 평균자책점은 2.36이다. 5이닝 미만은 6월 21일 KIA 타이거즈전(4⅔이닝 4실점)뿐이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1.23까지 내려간다.
유독 올해 득점지원이 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김광현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4.2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4명 중 최소 6위다. 1위는 드류 앤더슨(3.0점)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한유섬은 "(김)광현이 형이 꾸역꾸역 잘 던지고 있는데 또 득점 지원이 안 돼서 미안한 감이 있었다. 거짓말처럼 (김)광현이 형 내려가고 (홈런을) 쳐서 제가 아까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발 투수가 이닝을 많이 소화해 주길 바라면서 야수들이 득점 지원을 해줘서 승리 투수가 되기를 바라는 게 전부 야수의 마음이다. 올해 그게 조금 쉽지 않은 것 같아서 미안하다"면서 "늘 말씀드렸다시피 준비 잘하고 어떻게든 잘 쳐보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으니까 그건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작 김광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유섬은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 광현이 형은 짜증을 낸다. 그냥 적절할 때 한 번씩 말한다"며 웃었다.


날이 더워지니 상승세를 탄다. 6월 이후 26경기서 100타수 31안타 7홈런 17타점 타율 0.310 OPS 0.927이다. 기간 내 홈런 4위, OPS 6위다.
현재 타격감을 묻자 " 감은 잘 모르겠다. 준비하던 대로 준비하고 컨디션 조절 잘하고 있다. 잘 맞다가도 안 맞는 게 야구라서, 결과가 좋은 것은 항상 내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공이 왔을 때는 좋은 타격을 하기가 쉽지 않다. 실투가 왔을 때 그걸 놓치지 않는 게 좋은 타자라고 생각을 한다. 그걸 최대한 안 놓치기 위해서 이렇게 준비를 한다. 최근에는 운이 작용을 해서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돌아보면 2023년 부진이 아쉽다. 이때 한유섬은 109경기에 출전해 7홈런에 그쳤다. 300타석을 넘긴 시즌 중 가장 적은 홈런. 이때 3개만 더 홈런을 때렸다면 2017년부터 9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한유섬은 "많이 아쉽죠. 아쉽긴 한데 이미 과거다. 그해 못했기 때문에 달성을 못 한 거다. 다음 생에 야구를 하게 된다면 쳐보겠다"고 전했다.
이제 전반기는 두 경기 남았다. 만족도를 묻자 "언제나 만족스러운 시즌은 없다"면서 "어찌 됐든 두 경기 잘 마무리하고 휴식 잘 취해서 후반기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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