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87구 빌드업 합격' 단추 푼 섹시 투수, 이제는 '100구'다…구속&제구 유지하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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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삼성 선발 가라비토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삼성 라이온즈 헤르손 가라비토./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헤르손 가라비토가 시즌 세 번째 등판에 나선다. 이제 '100구'를 소화할 예정이다.

가라비토는 지난 6월 19일 데니 레예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원소속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에 대한 이적료(20만 달러) 포함 총액 55만 6666달러를 받는다.

영입 당시 삼성은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4㎞로 위력적이고 이밖에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이 강점"이라면서 "강력한 속구와 구종 다양성 덕분에 최근 2년간 NPB, KBO 팀들의 주목을 받은 투수"라고 설명했다.

빌드업 과정이 약간 꼬였다. 가라비토는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10경기 31⅔이닝, 텍사스에서 3경기 8이닝을 소화했다. 한국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당초 6월 22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 후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가 취소되어 라이브 피칭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삼성 라이온즈 헤르손 가라비토./삼성 라이온즈

첫 경기는 깔끔했다. 26일 대구에서 한화 이글스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적어냈다. 투구 수는 63구. 구속은 최고 155km/h까지 찍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5.1%(41/63)로 안정적이었다.

27일 박진만 감독은 "5이닝을 소화하는 데 60개밖에 안 던졌다. 그걸 보고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면서 "투구 수를 정해놓고 던졌는데도 5이닝을 던진 걸 보니 공격적이고 구위에 자신감도 있는 거다.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두 번째 등판에서 80구, 세 번째 등판에서 100구까지 투구 수를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두 번째 등판도 훌륭했다.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5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KBO리그 첫 패전을 당했다. 투구 수는 87개까지 늘어났다. 구속은 최고 154km/h를 마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2.1%(54/87)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투구 수 증가에도 구속을 유지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6월 26일 한화전 평균 구속은 152.4km/h, 7월 2일 두산전은 151.6km/h다. 최고 구속은 물론 평균 구속까지 일정하게 나왔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삼성 선발 가라비토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삼성 선발 가라비토가 1회 무실점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마이데일리

우려를 샀던 제구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가라비토는 올해 트리플A에서 31⅔이닝 동안 18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비율(BB/9)로 환산하면 5.1개다. KBO리그에서는 10이닝 동안 2볼넷에 그쳤다. 2일 두산전 2회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금세 밸런스를 잡고 연속 삼진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3일 박진만 감독은 "우리가 처음 데려왔을 때 제구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이제는 씻어냈다. 나중에 후라도와 가라비토가 원투펀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제 마지막 빌드업이다.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100구를 던질 예정이다.

평가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구속이다. 가라비토는 빠른 공이 장점인 선수다. 마지막까지 구속을 유지하면 삼성에 큰 힘이 된다. 다른 하나는 제구다. 피로도가 늘어나면 제구가 날릴 수 있다. 가라비토는 정교한 제구보다는 존에 욱여넣는 피칭을 한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타자 방망이를 끌어내지 못하면 고전할 수 있다.

한편 가라비토는 아직 한국에서 승리가 없다. 100구를 투구하며 첫 승을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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