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타점 역전 결승타' 49일 만에 승리 안겨줬는데…80억 포수는 왜 먼저 "고맙다"고 했나? [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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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나와 하면 결과가 안 좋았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은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 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2위 탈환의 선봉장에 섰다.

5일 경기에서 0-13으로 완패하며 2위를 빼앗기게 된 롯데. 하지만 다시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던 만큼 이날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강남이 있었다. 첫 타석에서 안타가 득점과 연결되지 않은 가운데 유강남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1-2로 근소하게 뒤진 3회초 2사 만루의 밥상이 유강남 앞에 차려졌다.

KIA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성영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직전 타석에서 5경기 무안타의 흐름을 끊어낸 유강남의 방망이가 불타올랐다. 유강남은 0B-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성영탁의 2구째 145km 투심 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좌익수 방면에 역전 2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이 안타 이후 롯데는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이는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유강남은 '정말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쳤다'는 말에 "적시타도 적시타지만, 오늘 데이비슨과의 수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임했는데, 데이비슨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그런 적시타를 때려서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데이비슨의 승리는 지난 5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49일 만이었다.

이어 유강남은 "첫 타석에서 커터를 쳤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직구가 올 것 같았다. 그래서 방망이를 짧게 잡았다. 게다가 어제(5일)부터 날씨가 더워져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배트 스피트가 안 나오는 것 같았다. 때문에 '짧게 잡고, 직구 타이밍에 치자'는 공격적인 마인드로 쳤다"며 "중요한 상황이 나오면 무조건 해결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기회를 못 살릴 때도 있으나,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지난 2023시즌에 앞서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유강남은 그동안 공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으나, 52경기에서 타율은 0.19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유강남은 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46안타 4홈런 23타점 타율 0.288 OPS 0.834로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졌다.

그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확률이 높은 타격을 할 수 없는 훈련은 백날 한들, 결과가 나올 확률이 줄어든다. 때문에 이번 겨울 내내 코치님들과 잘 준비했고, 흔들리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정립된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날 유강남의 존재감은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유강남은 이날 경기 전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을 때 12⅔이닝 12실점(9자책)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던 터커 데이비슨과 배터리로 출격했다. 데이비슨은 2회말 수비에서만 사사구 3개, 안타 1개를 맞으며 2점을 헌납, 이닝이 종료된 시점에서 투구수가 무려 62구에 이를 정도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큰 위기를 극복한 뒤 데이비슨과 유강남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투구수만 보면 5이닝도 채우지 못할 것 같았던 데이비슨은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는 내보냈으나, 실점 없이 KIA 타선을 묶어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 고종욱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역할을 다했다. 이후 유강남은 정철원(1⅔이닝)-홍민기(⅔이닝)-김원중(1이닝)과 차례로 호흡을 맞추며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광주 = 박승환 기자

유강남은 이날 자신의 타격 성적보다는 데이비슨과 호흡을 맞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을 더 기뻐했다. 그는 "내가 포수로 나갔을 때 결과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포수 입장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그 부분을 신경 쓰면서 노력하고 변화를 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오늘 경기가 끝난 뒤에는 내가 데이비슨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를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왜냐하면 이번주를 3승 3패로 끝내느냐, 마이너스로 끝내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는 '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해야 될 것 같다. 다음주 3연전은 다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무조건 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선수들 다같이 힘을 보아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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