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주만 있는 게 아니다, 전주고 출신 보물이 KIA에도 있다…7G·ERA 2.16 물건이네, 143km 무시 말라[MD광주]

마이데일리
이호민/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정우주(한화 이글스)만 있는 게 아니다.

정우주(19)와 전주고 시절 원투펀치를 이뤘던 우완 이호민(19)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2라운드 15순위, 꽤 높았다. 청소년대표팀 출신이다.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정우주와 달리, 이호민은 140km대 초반의 구속으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이호민/KIA 타이거즈

그러나 정우주가 빠른 공 투수의 숙명, 제구 기복 이슈가 있는 반면 이호민은 당장 선발투수로 오히려 더 안정감이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었다. 물론 실링과 잠재력에선 정우주와 비교가 안 되지만 말이다.

실제 이호민은 퓨처스리그에서 예사롭지 않았다. 9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6월에는 선발투수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4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5이닝 2피안타 2탈삼진 4볼넷 무실점, 10일 삼성전서 5이닝 4피안타 8탈삼진 3볼넷 1실점했다.

그러나 6월 중순 1군에 콜업됐다. 1군 불펜은 필승조 위주로 과부하 조짐이 보이는 실정이다. 긴 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필요한 상황. 이범호 감독은 이호민을 뒤진 경기서 짧게 기용하거나, 2일 광주 SSG 랜더스전처럼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못 던질 경우 2~3이닝씩 쓰는 목적으로 잘 활용한다.

이날 선발투수는 프로 데뷔전을 가진 우완 이도현. 퓨처스리그에서도 뚜렷한 실적을 못 남겼다. 그래도 구속이 140km대 후반까지 나왔지만, 예상대로 한계가 보였다. 오히려 세 번째 투수로 나간 이호민이 좋았다. 이날 이호민은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1실점했다.

1군에 올라와 이날까지 7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6경기서는 1이닝을 넘지 않았다. 이날 처음으로 3이닝을 소화했는데, 여기서 진가가 드러났다. 포심 최고 142~143km 수준. 그러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괜찮았고, 기습적으로 커브도 구사했다.

5회에 올라오자마자 조형우에게 2루타, 최지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나 1점을 줘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계획대로 투구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몸쪽 승부를 펼쳐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는 모습도 좋았다.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알고 보면 현재 5선발 김도현도 그렇게 시작했다. 황동하도 마찬가지다. 두 우완투수는 처음엔 공은 빠르지 않았다. 물론 얻어 맞기도 하고 시련도 겪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이 계획한대로 투구하고 내려갔다. 도망가면 자신의 경쟁력을 정확히 알고 느끼기 어렵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던져야 결과가 안 좋을 때 피드백을 제대로 받고 수정할 수 있다. 이호민은 그런 점에서 과거 김도현과 황동하처럼 성장의 가능성이 보인다. 이미 7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16, 피안타율 0.231로 좋다.

신인이다. 시간은 이호민의 편이다. 꾸준히 경험과 실적을 쌓고, 힘이 붙으면 구속도 올라가게 돼 있다. 김도현도 군 복무를 현역으로 마치고 150km이 나오기 시작했고, 황동하도 수년간 수련 끝에 140km대 후반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현 시점에서 선발투수로서의 운영능력이 있고,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하는 신인이라면, 그만큼 미래는 밝다.

이호민/KIA 타이거즈

만약 KIA가 2일 경기서 이도현 대신 이호민을 선발투수로 기용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가보지 않은 길을 쉽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흥미진진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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