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괴물 타자' 안현민(KT 위즈)이 압도적인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을 보고 '옛 제자' 박병호(삼성 라이온즈)를 떠올렸다.
안현민은 2일 기준 53경기에 출전해 15홈런 49타점 타율 0.355 OPS 1.078을 기록 중이다. 아직 규정 타석도 들지 못했는데 홈런 공동 5위, 타점 12위다. 100타석 이상 선수 중 타율 3위, OPS 1위이기도 하다.
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은 장외 홈런을 포함해 시즌 3번째 연타석 홈런을 신고했다. 4회 비거리 130m짜리 솔로 홈런을 친 안현민은 6회 위즈파크 밖에 떨어지는 140m 초대형 장외포를 발사했다.
쳤다 하면 대형 홈런이다. 홈런 '최단' 비거리가 120m다.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없다는 뜻. 평균 비거리가 130.7m로 리그 전체 1위다.

2일 경기 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치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다. 외야 넘어가겠다 했는데 정말 안 떨어지더라"라며 장외포를 본 소감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박병호 이야기가 나왔다.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이도 분명히 멀리 치는데, 박병호는 '왜 저게 넘어가지'라고 할 정도다. 일단 (담장만) 넘어가면 되지 않나"라면서 "파워라기보다는 홈런 치는 요령은 박병호가 더 낫지 않나"라고 했다.
대신 안현민은 '정확도'를 장착했다.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은 정타를 치기 위해서 좀 더 뒤에서 쳐서 헛스윙이 훨씬 적다. 장타자들은 맞으면 그냥 간다. 그런데 그 선수들은 헛스윙이 되게 많다"고 밝혔다.
'통산 152승 투수' 이강철 감독이 직접 상대한다면 어떤 선수가 더 까다로울까. 이강철 감독은 "투수 입장에서는 (안)현민이가 더 까다롭다"고 답하더니 곧바로 "둘 다 까다롭겠다"라며 웃었다.

이강철 감독은 "상대적으로 박병호는 변화구에 헛스윙이 있지 않나. 안현민은 그걸 잡아낸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는 안현민이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장타자는 삼진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홈런을 치려면 크고 강한 스윙이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정확성은 감소한다. 하지만 안현민은 정교한 타격을 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삼진 비율이 14.9%로 100타석 이상 소화한 122명의 선수 중 30위다. 15홈런을 넘기고 안현민보다 삼진 비율이 낮은 선수는 오스틴 딘(LG 트윈스·14.3%)뿐이다.
향후 '몸쪽' 대처가 포인트다. 이강철 감독은 "홈런 타자의 약점은 몸쪽이다. 몸쪽 대처를 잘하느냐에 따라서 계속 간다고 생각한다"며 "안현민도 안 될 때 보면 몸쪽 대처가 안된다. 볼인데 치고 (타구가) 먹힌다"고 진단했다.
정확성과 파워는 각기 다른 재능이다. 투수 트리플크라운보다 타자 트리플크라운이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안현민은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타고 났다. 이강철 감독이 안현민을 까다롭다고 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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