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7월이 시작했으니 '내가 한 번 힘내볼게!'라는 의미였다"
강민호가 귀중한 홈런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승리로 이끌었다. 팀원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깔끔한 전반기 마무리를 기대케 했다.
강민호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4연패를 끊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이날 전까지 삼성은 속절없이 4연패를 당했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가 원인. 순위도 7위까지 떨어졌다. 7월의 시작부터 승리를 챙기며 '여름'을 반겼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 무사 1루에서 강민호가 타석에 섰다. 2-2 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최민석의 5구 스위퍼가 몸쪽으로 들어왔다. 강민호가 이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163.3km/h의 속도로 120.5m의 아치를 그리며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6호 홈런이자 이날의 결승타. 강민호는 그라운드를 들며 삼성 더그아웃을 향해 손가락 7개를 펼쳤다.
이후 강민호는 5회 3루 땅볼, 7회 6-4-3 병살타, 9회 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8회 1사 만루에서 김성윤의 밀어내기 볼넷, 르윈 디아즈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간극을 넓혔다. 9회말 이호성이 1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힘겹게 경기를 끝냈다. 삼성의 4-1 승리.
경기 종료 후 박진만 감독은 "강민호가 빠르게 홈런을 쳐주면서 앞서갈 수 있었다"고 선수를 칭찬했다.
취재진을 만난 강민호는 "고척에서 안 좋은 경기를 하고 와서 선수들이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전반기가 9경기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9경기만 더 힘내서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오늘 첫 경기를 어렵게 이겼지만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손가락 7개는 어떤 의미였을까. 강민호는 "작년 7월이 좋았다. 올해도 7월이 시작했으니 '내가 한 번 힘내볼게!'라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지난 해 7월 강민호는 20경기서 76타수 31안타 11홈런 26타점 타율 0.408 OPS 1.312를 적어냈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0.868) 리그 1위, 타율 3위다. 빼어난 활약으로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MVP를 차지했다.
작년 7월 느낌을 묻자 "좋았던 느낌도 없었는데 야구가 잘 됐다. 오늘도 좋은 타격감은 아니었는데 첫 타석에 홈런이 나온 것을 보고, '7월에는 좋은 일이 많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경기에 임했디"고 답했다.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호흡을 맞춰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강민호는 "불펜에서 던질 때부터 공에 힘이 있었다. 경기에 나가서도 상대 팀이 공략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완벽한 공이었다"고 했다.
삼성은 6월 9승 13패에 그쳤다. 월간 승률(0.400)은 9위. 강민호는 "진짜 더위는 7월이다. 저희가 진짜 분위기 안 좋고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는 데도 5할 승률을 유지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반기 남은 경기 잘 맞춰서 후반기에 반격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여름성'을 기대케 했다.

9회 고비를 힘겹게 넘겼다. 1사 이후 3루수 김영웅의 포구 실책으로 오명진이 출루했다. 이호성도 연속 볼넷으로 흔들렸다.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대타 양의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김동준을 3루수 파울 뜬공으로 잡고 간신히 경기를 마쳤다.
강민호는 "기도했다. 스트라이크 던지라고 기도, 상대 타자가 못 치라고 기도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연패가 아니었을 때는 실책 나오더라도 그냥 경기가 끝난다. 연패 때는 상황이 계속 꼬이더라"라면서 "김동준이 홈런 칠 것 같았다. 그렇다고 변화구 던지자니 투수(이호성)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다. 계속 기도만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하필 타임을 다 써서 마운드에 올라가지 못했다. 강민호는 "멀리서 '괜찮아! 밀어 넣지만 마! 세게 때려!' 이런 말만 계속 했다"고 했다.
강민호의 말대로 힘겨웠던 6월이 끝나고 밝은 7월이 왔다. 팀원을 향한 독려도 좋지만 자신이 힘을 내보겠다고 했다. 이것이 강민호의 리더십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